 |  | | | ↑↑ 김연근 전라북도의원 | | ⓒ 익산신문 | 성난 호남민심을 달래고자 국토교통부는 2월 5일 속보로 호남고속철 KTX,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를 듣고 추위에 청와대 앞에서 상경 시위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다. 그저 이 계획을 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를 비롯한 광주, 전남 550만 호남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호남 KTX 개통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왜 그토록 기다려왔을까? 호남에서는 무엇보다도 KTX 개통을 통해 낙후되었던 호남지역의 교통과 물류를 촉진해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과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토록 기다렸던 호남 KTX 개통이 바로 코 앞인 상황에서, 서대전을 경유하는 방안이 불쑥 튀어 나왔다.
서대전 경유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현재 익산과 서울을 왕래할 때 서대전을 거쳐서 가는데 편도 115분이 소요된다. 반면에 KTX가 개통되어 서대전을 거치지 않고 오송과 공주를 거쳐 익산으로 온다면 시간이 49분 단축돼 66분으로 줄게 된다. 하지만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운행거리가 32km 증가하고 운행시간이 111분 소요되어 개통 이전보다 익산까지 4분 단축되는 것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4분을 단축하려고 10년 간 9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인 셈이 되는데, 이건 국가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해외토픽에서 나 볼 수 있는, 자칫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KTX 개통이‘호남고속철’이 아닌‘호남저속철’논란에 당위성이 더해지는 것이었다.
당초 국토부의 계획은 호남선 개통을 앞두고 현재 호남선 44회 운행을 12회 증차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중 서대전 경유를 10회로 한다는 계획에 호남민심은 성을 냈고, 이를 달래기 위해 국토부는 부랴부랴 속보로 발표했지만 알고 보면 속내는 같다. 12회 증차하겠다는 계획은 4회 증차로 그쳤다. 서대전을 경유하는 노선을 증차노선에서 빼내겠다는 것이다. 서대전 경유안을 발표할 때보다 2회 증차시키는데 그쳤다. 전라선도 마찬가지다. 2회 늘리겠다는 계획이 전부다.
이 계획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그동안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정책에서도 전북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왔다. 지난 LH 때도 그랬듯이 힘의 논리에 의해 전북의 양보와 희생에 대한 요구는 노골적이었고, ‘균형’은 더 이상 전 국토의 균형발전이 아닌 이미 가진 쪽의 균형적 배분에 의한 힘 있는자 들 간의 균형에 맞추어져 왔다. 국토의 중심권에 위치하여 반사이익을 누려온 대전권은 힘이 커졌고, 정치적 영향력도 이미 전북에 비할 바가 아니다. 100개를 가진 대전을 위해 1개를 가진 호남에게 희생을 강요했고, 불만을 토로하자 1개를 그대로 두었지만 더 이상 그 1개는 1개의 가치가 아니다. 지역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며 대전과 충남권의 지지를 얻기 위해 호남에게 양보를 요구했던 당초 계획대로 밀고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란한 눈속임을 앞세운 채 말이다.
익산역은 전라선과 호남선, 군산선, 장항선 4개의 선로가 만나는 대한민국 최대의 환승·정차역이다. 하루 이용객 1만 8,300명이 가능한‘호남의 관문’이다. 익산에서는 이미‘호남의 관문’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KTX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철도관광상품 개발과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등 KTX와 연계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익산의 대표명소인 보석테마관광지 육성,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한 산업관광자원 개발, KTX 익산선상역사에 익산시 관광안내소 설치는 물론 중국인 관광객 여행상품 개발 등도 KTX 시대를 맞이하면서 분주한 익산의 사업들이다. KTX 익산역과 대중교통이 연계된 환승시설과 호텔 등 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위해 2,2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이미 ‘호남 KTX의 관문으로 익산 KTX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전북 배제와 차별은 계속되었다. 전북출신 인사 홀대도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현재에도 전북 출신 장 ? 차관급은 전무한 실정이다. 인사뿐 아니라 재정, 사업, 정책에서도 밀려왔다. 국토의 하드웨어적 균형개발은 소프트웨어 차원의 균형적 배분에서 시작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대통합’을 지향하고 출범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역간 불균형은 더욱 심해져 갈등과 반목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호남선 KTX 문제를 야기한 정부, 그리고 그 문제를 이렇게밖에 해결하지 못한 정부에게 매우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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