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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열전(熱戰)과 저속철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5년 01월 26일(월)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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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헌율 전)전북행정부지사
ⓒ 익산신문
KTX는 인터넷, 무선휴대폰 등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단축하는 초고속시대를 견인하면서 국가발전 패러다임을 한단계 이동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터넷망, 무선기지국망과 함께, KTX고속철도망은 국가발전차원에서 국가기간망 조직으로 구축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유독 KTX고속철도망은 지역발전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개발초기부터 자치단체간 ‘중원의 혈투’와 같은 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

그 싸움은 ‘91년 노태우대통령 시절,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 위치를 놓고 시작되었다. 정부는 당초, 국가기간 철도망을 열십자로 개발한다는 구상하에 직선거리 지점인 천안분기안을 제시하였는데, 충북과 대전이 가세하면서 천안분기, 오송분기, 서대전분기의 세가지 안을 놓고 지역간 파워게임이 진행되었다. 결국은, 요구를 들어주기 않으면 3톤트럭에 폭탄을 싵고 철도와 터널을 폭파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충북의 요청에 따라 오송분기로 결정되었다.

훗날 세종시가 설치되면서 행정수도인 세종시에 KTX역사가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당시 주민이 없던 세종시는 힘에 밀려 오송역을 관문역으로 한다고 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더니, 최근에 정식으로 자치단체가 출범하면서 세종시도시기본계획에 세종역신설안을 반영하여 지역분란의 불씨를 지폈다. 또한 초반에 힘에 밀려 잠시 물러섰던 대전시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최근 KTX호남선 개통을 앞두고 반격을 개시하여 열차의 50%정도를 서대전역을 경유토록 밀어부침으로서 호남민심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이번에도 호남 3개시도간 이해득실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하고 각개전투를 하다가 지난번 오송분기점 결정당시와 같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릴 공산이 크다.

오래된 얘기지만 경부선 싸움도 볼만하다. KTX의 건설취지에 맞게 최단거리 노선으로 정한다면 대구에서 밀양, 구포를 경유하는 기존 경부선노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정치적 보이지않는 손’의 작용에 의해, 39키로를 우회하여 10여분이 더 걸리는 경주, 울산 우회노선을 택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급기야는 금정산, 천성산 터널공사에서 지율스님을 비롯한 종교계의 반발에 의해 공사가 중단되고 ‘KTX경부선노선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여 재검토에 들어간다. 이렇게 공사가 중단되고, 경주문화재 훼손문제로 형상강 노선에서 화천리 노선으로 변경되는 사이에 공사기간이 10년 가까이 늘어져 공사비는 5조8천억원에서 22조2천억원으로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공사가 늦어짐에 따라 대구-부산 구간은 3천억원 이상을 별도로 투입하여 기존 밀양, 구포 경유 노선을 전철화하여 임시개통하게 된다. 오늘날 대전에서 호남선KTX 서대전역 경유를 주장하면서 밀양,구포 사례를 들고 있는데, 이는 경우가 완전 다르다. 당초 정부안이었던 밀양, 구포 노선은 경주 우회노선보다 39키로나 짧은 직선노선이지만 서대전경유 노선은 32키로가 긴 우회노선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광주에서는 외곽지역에 설치된 송정역에서 광주역까지 열차를 진입시켜 줄 것을 주장하면서 만약에 수용이 안되면 광주역을 패쇄하고 구도심재개발 예산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전남에서는 노선을 변경하여 나주를 경유토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천안역은 역명을 가지고 행정구역이 있는 아산시와 수년간 싸운 끝에 천안아산역으로 정하였으며, 전용선로가 지나가지 않는 논산은 군사적 안보이유를 들어 정차역을 신설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해 금년예산에 타당성용역비 1억원을 확보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듯, KTX 3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국익차원의 합리적인 정책결정보다는 지역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전개되어 온 결과 누더기노선이 되어 저속철논란을 키우고 있다. 작금에 호남권에서 전개되고 있는 KTX서대전역 경유 저지운동은 충분히 합리성을 가지고 있지만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KTX의 속성상, 지난번 오송분기점 결정당시의 전철을 밞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단순한 성명서 발표나 항의방문에 그칠 일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나서 사생결단을 각오로 강력한 실력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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