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강래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 | ⓒ 익산신문 | 뉴런(신경계) 속에서 빛을 만난 칼슘이 마음의 작동을 보여 줄 수 있다니? ‘유유히 기어가는 투명한 몸에서 밤 하늘 별처럼 작은 빛이 반짝인다. 길이 1㎜ 남짓한 인간은 아니지만 실험용 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의 몸에서 켜졌다 꺼지는 빛들은 302개 신경세포들이 내는 활동 신호다. 신경세포 네트워크의 작동이 반짝이는 빛으로 눈앞에 펼쳐진다.’
최근 미국 MIT 연구팀이 과학저널 <네이처 메소즈>에 발표한 동영상은 꼬마선충이 기어가는 동안 몸에서 어떤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깜박이는 빛으로 신경세포의 작동을 보여주는 신경세포 영상 기법인 것이다.
사실 이런 영상 기법이 주목받기 훨씬 전부터 마음과 행동의 기반인 신경세포와 그 연결망을 눈으로 관찰하려는 연구는 계속돼 왔다. 신경과학이 태동하던 100여년 전에도 관찰 대상의 시각화는 중요한 관심사였다.
스페인의 라몬 이 카할은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인 카밀로 골지가 개발한 세포염색법을 이용해 현미경으로 신경세포 조직만을 염색해 관찰했고 이를 바탕으로 ‘뉴런 원리’(neuron doctrine)를 처음 설파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 과학자 정광훈 박사(현 엠아이티 교수)가 실험용 쥐의 뇌를 투명화해 뇌 속을 깊은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해 신경과학계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신경세포와 연결망을 눈으로 보려는 이런 시도로, 우리는 행동과 마음의 바탕에 대해 어느 정도는 궁금증을 풀어 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뇌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해부학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뇌의 구조이지 궁극적으로 밣혀내고자 하는 신경계의 기능은 아니었다. 어떻게 동물의 뉴런다발이 외부 자극을 받아 감각 정보를 생성하고, 몸 안팎의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며, 끝내는 마음이 어떻게 몸을 행동으로 끌어내는지가 신경계 기능의 탐구영역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경 자체의 모양을 넘어 신경의 활동을 시각 정보로 관측하려는 노력이 신진 과학자들에 의해 가열되어지고 있다.
근래에는 칼슘과 빛을 결합하는 ‘칼슘 영상기법’이 떠오르고 있다. 이 기법은 기본 개발 단계를 넘어서면서 이제는 점차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 신경계의 ‘연주’를 이해하는 도구로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칼슘’일까? 그리고 칼슘을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있을까? 칼슘은 우리 몸에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기본 원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칼슘의 중요한 쓰임새는 또 있다. 칼슘은 신경망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매개 물질로도 꼭 필요한 구실을 한다. 신경세포가 활성화할 때 칼슘이 신경세포로 쏟아져 들어가 신경세포 간의 신호 전달, 학습과 기억 같은 다양한 신경 활동 과정에서 신호 전달자로서 기능한다. 신경 신호가 전달될 때엔 신경세포 안의 칼슘 농도가 순식간에 수십 배로 폭증하기도 한다.
자! 이제 신경세포에 나타나는 칼슘의 변동량을 추적한다면, 지금 어떤 신경세포가 활성을 띠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작용이 어떤 마음의 타입과 접촉하고 있는지도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형광은 곧 칼슘 증가를 보여주며 칼슘 증가는 곧 신경세포 활동을 보여주니, 형광이 곧 ‘신경세포 활동’의 신호등인 셈이다.
하지만 칼슘 영상기법엔 여전히 커다란 난관이 있다. 신경세포의 형광을 포착하려면 주변이 투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한계가 있지만 이번 MIT의 정광훈 교수는 최근 칼 다이서로스교수와 함께 생쥐의 뇌를 투명하게 만들고 그 안에 있는 신경세포의 3차원 연결망을 하나하나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 박사는 지방을 빼고 묵과 같은 투명 하이드로겔(hydrogel)을 집어넣어 신경세포는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뇌 안쪽이 훤히 보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투명한 뇌 기술로 뇌의 각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회로를 파악하는‘뇌 지도’작성이 좀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연구에서 생쥐에 있는 신경세포를 모두 한눈에 관찰하며 신경세포들이 활성을 띠는 1000분의 몇 초 순간들을 실시간 동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는 점은 큰 진전이 아닌가!. 생쥐가 화를 내면 그것이 어떤 뉴런을 통해서 전달되어지는가를, 즉 시각적으로 마음을 쳐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가 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마음 바이러스로 표현하면 어떨까? 이제 마음을 시각적 동영상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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