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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곡사가 전해주는 '느림의 미학'
이솔잎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4년 08월 18일(월)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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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달픈 현실을 벗어나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익산 미륵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심곡사(深谷寺)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통일신라 문성왕 때 수도할 장소를 찾던 무염대사가 미륵산 깊은 골짜기에 들어와 세운 것이라고 한다. 그 뒤 19세기에 중건되었으며, 지금의 사찰은 100여 년 전 현 위치에서 200m쯤 떨어진 곳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 부처를 향한 길에서 만나는 아기자기한 즐거움

ⓒ 익산신문
주차장에서 절을 향해 걸어 올라가다보면 가장 먼저 떡목공연장이라는 제법 큰 원형공연장이 보인다. 떡목공연장은 근세 5명창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정정렬 명창을 기리기 위해 익산시가 2012년 1월 건립한 것으로 정기적으로 각종 공연, 문화행사 및 방학 동안에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열린다고 한다.


공연장을 뒤로 하고 조금 더 올라가면 해우소라는 글씨가 곱게 적힌 화장실이 보인다. 기와지붕과 고동색 나무로 지어진 소박한 건물에서 근심을 푸는 곳,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는 해우소의 뜻이 절로 마음에 와 닿는다. 조금 왼편으로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것은 흙과 기와로 이루어진 화덕, 기와가 쌓여 만들어진 작은 벽, 그 앞의 작은 불상 하나. 숲이 우거진 산 아래 능선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정취를 물씬 풍긴다.

 

#. 우리 문화재가 가득, 작지만 알찬 절

ⓒ 익산신문
심곡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삼성각, 왼쪽에 명부전을 두고 있다. 대웅전 안에는 문화재 자료 제152호인 목조삼존불좌상이 모셔져 있다.

 

ⓒ 익산신문
대웅전 앞에 서 있는 칠층석탑은 크지 않지만 독특하다. 단층의 기단위에 7층의 석탑을 세운 것으로 화려하기보단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고 어찌 보면 가냘프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강함도 느껴진다.

 

ⓒ 익산신문
특히 지난 2012년 6월 칠층석탑에 대한 해체·보수 작업을 실시하던 중 기단 중대석 노출과정에서 방형의 사리공이 발견되었다. 사리공 안에는 백자소호 1점과 금동 및 청동여래입상이 각각 1구씩 봉안되어 있었으며 뚜껑 없이 안치되어 있던 백자소호 안에서는 사리 1과와 청동원경 1점, 향목 및 직물 편 등이 확인되었다. 금동 불감 및 불상 등에 대한 보존처리가 완료되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는 24일까지 특별전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어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가 주인인 무인 찻집

ⓒ 익산신문
심곡사 방문객이면 누구나 한번쯤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무인 찻집인 구달나일 것이다.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 중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를 줄여붙였다 한다.

 

ⓒ 익산신문
구달나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내부 모습이 더욱 정겹다. 그럴싸한 분위기의 카페가 지나가는 나그네가 주인이 될 수 있는 곳. 기다렸다는 듯 반겨주는 주방에는 전통 한방차에서 커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료가 준비돼 있다. 자리마다 전기주전자, 냉온수기, 전통 다기와 찻잔들이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 정갈하고 맑은 창 너머로 보이는 숲과 나무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익산의 미륵산 심곡사 뒤편에는 이천년 역사가 숨 쉬고 있는 미륵산성(기준성)이 자리 잡고 있다. 심곡사 뿐만 아니라, 덤으로 미륵산성까지 함께 둘러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솔잎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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