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익산신문 | | 44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산동 ‘동산이용원'은 옛 이리시 동산동 판잣집들이 즐비하던 산말랭이 동네의 정겨운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지금은 초등학교와 높게 뻗은 아파트로 풍경이 바뀌었지만 ‘동산이용원'의 추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용실이 생기면서 이발소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았지만 그 풍파 속에서도 한길을 걸어온 동산이용원의 이발사 김준희(73)씨를 만나기 위해 7일 오후 이용원을 찾았다.
이용원 안에는 남성 고객 둘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김 씨에게 이발을 받던 손님은 무어라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세면대로 가서 스스로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김 씨는 “손님이라기보다 그냥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이지요"라며 웃었다.
높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미용실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많지 않은 손님들이지만 아직도 김 씨를 찾는 단골들이 있어 이곳은 아직 건재하다. 김 씨는 정직한 기술과 시대를 따르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시대가 변하면 그에 맞춰 나가는 것 또한 이용원을 지금까지 유지 할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술의 기본은 머리를 자르는 도구들도 중요하지만 김 씨의 손놀림이 아닐까?
|  | | | ⓒ 익산신문 | | 인터뷰 도중에도 손님들의 머리를 다듬어주는 김 씨의 손은 가위와 하나가 되어 빠르게 머리카락을 지나가고 있었다.
이용원을 차리기 전 기술을 배우면서 보낸 시간까지 합하면 61년이라는 세월을 이발사로 살아 온 김 씨는 어려운 시절 9남매의 장남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처음 이 기술을 배우게 됐다.
그 때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씨는 “이 기술로 내 동생들 뒷바라지는 물론이고 내 자식들까지 모두 훌륭하게 키워냈어요. 나에게는 고마운 일이죠"
김 씨는 이용원을 운영하면서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 등으로 전라북도지사, 익산시장 등 표창과 여러 단체에서 감사패를 받은 지역의 숨은 천사이기도 하다.
지금도 주 1회 왕궁 한센정착촌을 방문해 이용봉사를 하고 있는 김 씨는 “내 꿈이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줄 수 있는 시설을 하나 만드는 것인데 그 일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몸으로라도 실천을 하자라고 생각하고 봉사활동을 하게 됐어요"
|  | | | ⓒ 익산신문 | | 남을 도울 만큼 건강해 보이는 김 씨이지만 5년 전 인공심장수술을 받았다.
“그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예전과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잘 다니던 병원으로 갔더니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더군요. 그때는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인터뷰를 나누는 동안 김 씨의 얼굴에는 한길로 살아 온 삶에 대한 당당함이 묻어나 있었다.
마지막까지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을 때까지 돕고 싶다는 김 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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