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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튤립 파동’사건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4년 04월 29일(화)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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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웅 국립종자원 서부지원 농업연구사
ⓒ 익산신문
봄의 전령이라고 하는 매화, 산수유, 벚꽃의 아름다움이 아직 머릿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데 벌써 때이른 초여름 더위를 보이고 있다. 봄과 여름을 이어주는 요맘때가 되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식물이 있다. 자생식물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아니지만 바로 튤립이다.

튤립은 터키지방이 원산으로 가을에 알뿌리를 심어두면 겨울동안 자라서 이듬해 3∼5월경에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튤립하면 모두들 네덜란드를 떠올리게 된다. 네덜란드에서 많은 품종이 개발되면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이 되었는데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인 ‘튤립 알뿌리 파동’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튤립 알뿌리 파동’ 사건은 네덜란드에서 1636년 말부터 튤립 알뿌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였다가 1637년 초 갑자기 폭락한 현상을 말한다. 당시 알뿌리 하나의 가격이 일반 숙련공 연소득의 10배 이상까지 오르기도 하였고 심지어 특정 튤립의 알뿌리를 구매하기 위해 5ha의 토지를 대가로 지불했다고도 한다. 경제학에서는 이 사건이 경제 버블의 전형적인 예로 회자되고 있다.

  1593년 네덜란드의 한 식물학자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약용 연구목적으로 튤립을 들여오게 된다. 그런데 한 주변 사람이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고 이색적이었던 튤립을 이용해서 돈을 벌 목적으로 이 학자의 정원에 무단으로 들어가 튤립 알뿌리 몇 개를 훔치게 된다. 이것이 네덜란드 튤립 유통의 시작과 네덜란드가 튤립의 재배 및 개발 중심지가 된 계기가 된다. 이후 70여 년 동안 튤립의 인기와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특히 여러 색을 띠거나 줄무늬가 있는 튤립은 희소성이 있어 부유층의 인기를 얻어 비싸게 거래되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이러한 무늬는 알뿌리에 감염된 바이러스로 인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알뿌리를 약화시키고 증식을 어렵기 하기 때문에 현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다양한 무늬의 튤립 품종이 개발·보급되고 있다.

  17세기 초 튤립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거의 모든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인기와 인접국 프랑스의 수요 증가에 따라 전문 재배자뿐 아니라 1634년경부터는 투기세력까지 등장하게 된다. 튤립 식물체 특성상 알뿌리는 6∼9월에만 실물거래가 가능하고 다른 시기에는 계약거래가 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시장에서 튤립 알뿌리에 대한 광풍(狂風)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튤립 알뿌리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튤립 알뿌리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특정 종류의 알뿌리는 한때 우리나라 돈의 가치로 3,800여만원에 이를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숙련공의 연소득이 230만원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비쌌는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알뿌리를 심기보다는 팔아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 구매하였다. 1636년 말부터 1637년 초 기간 중에 일부 종류의 알뿌리는 하루에 10차례 거래될 정도였으며 튤립 가격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가격에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길 수는 없다. 마침내 1637년 2월 튤립 경매장에 구매자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가격은 폭락하고 거래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다. 즉 버블이 터지고 만 것이다.
  
  경제학에서 이 사건은 자산시장의 불안정성과 비합리성을 얘기할 때 단골사례로 등장한다. 한 경제학자는 이 튤립 알뿌리 파동을 역사상 가장 유명한 투기 열풍의 하나로 꼽을 정도이다.

  농학적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은 품종개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튤립 도입 초기에는 신품종개발이 어려워 희귀한 튤립의 알뿌리에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며 신품종이 개발된 뒤에는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기존의 품종은 새로운 품종이 개발·보급될 때 가격이 하락하고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면 종자가격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종자를 생산하거나 수입하여 판매하려는 경우에는 국립종자원에 이를 신고하여야 한다. 현재 튤립의 신고건수는 1,400여 품종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나라 품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네덜란드 등 외국의 튤립 품종 개발 역사가 길고 품종이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튤립 신품종 개발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 익산신문
한편, 우리나라는 식물신품종을 지식재산으로 보호하는 식물신품종보호제도를 1997년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의 도입을 통해 신품종 개발자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신품종 개발을 활성화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7,000여 품종이 새로이 개발되어 품종보호를 신청하였고 4,000여 품종이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튤립은 아직까지 한 품종도 없는 실정이다. 물론, 튤립 종자가 꽃을 피울 수 있는 알뿌리로 성장할 때까지는 7∼12년이나 걸리고 하나의 알뿌리에 새끼 알뿌리가 2∼3개밖에 발생하지 않아 품종개발이나 증식이 어려운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튤립 품종개발에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 및 다국적 종자기업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다른 국가 및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을 쌓는 등 총성없는 종자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과 식량안보의 기초로서 종자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규모 품종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식량, 채소, 원예 등 5개 분야에서 전략품목 20개를 선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자를 개발하여 종자수출을 확대하고 외국종자 수입대체를 위한 Golden Seed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계속되어 2020년에는 종자 수출 2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종자 강국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규모, 신품종개발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하여 20개 품목에 한정되어 좀 더 많은 작물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종자에 대한 전 국민의 인식과 우리품종의 경쟁력이 제고되면 다른 작물로도 분위기가 확산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튤립과 같이 외국 품종은 다양하고 우수한데 비해 우리나라의 신품종기반이 취약하다면 우리는 외국 품종 종자를 비싸게 살 수밖에 없지만 국내 품종개발이 활성화된다면 고가 외국종자의 수입대체나 가격하락을 유도하여 다양하고 우수한 품종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국내 품종의 수요가 증가하면 국내 종자업체는 연구개발에 재투자가 가능하게 되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음으로써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선순환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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