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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단상-이분남 수필가
이솔잎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4년 02월 13일(목)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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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이분남 수필가 | | ⓒ 익산신문 | 이월엔 절기가 가득해선지 괜스레 분주하며 수선합니다. 누군가 금방 온다는 전갈을 받은 듯 마음이 동동댑니다. 책상을 정리한답시고, 찻잔을 씻는답시고 분답을 떨지만 기실 마음은 문을 밀었다 닫았다 합니다. 창을 투과한 빛은 문을 열라하고, 문밖의 냉기는 문을 닫으라 하기 때문입니다. 종잡지 못하는 속내를 마음껏 드러내지 못한 채 창문에 바투 몸을 대고 밖의 소리를 듣는 이월, 28개의 나날에 매칼없이 연정이 듭니다. 이중성에 대한 배타심에 손바닥을 좍 펴 이월을 훑어 내고 싶다가도, 다 마다하는 계절의 돌다리를 자청해 온갖 변덕을 감싸 안은 희생을 모르는 척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월 때문에 선뜻 계절이 오며 세월이 훌쩍 뜀뛰기를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문득 틈이 떠오릅니다. 온전한 것을 완성시키고는 자신의 존재를 가만히 틈 사이에 놓아두고 28와 1사이에 스미는, 그래서 어느 날, 날수를 꼽다 새달에 이른 황망함에 틈에 관심 둘 여지조차 사라지는 것, 이월을 계절의 숨은 촉이라 해도 나무랄 이 없겠지요.
나는 문밖을 나가 남창을 열었습니다. 음지에서 활짝 열렸던 동공이 문을 밀자 갑자기 수축 됩니다. 미간이 어지간히 오므라듭니다. 이 정도면 양지의 빛 세기를 어림잡는 건 일도 아닙니다. 바람이 양양하게 덤볐지만, 정수리가 따끈해지는 느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아, 나는 양지에 온통 몸을 맡기고 빛 샤워를 합니다. 달달한 빛에 겉 때가 다 벗겨질 듯합니다. 이내 몸속에서 소리가 납니다. 냇물 소리 같기도 하고 매미의 옷 갈아입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졸졸졸, 바스락바스락, 섬세한 그 소리는 아주 여린 듯 작으나 방대해서 온 신경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큰 듯 작은 듯 시공을 넘나드는 그 소리는 사실, 이월이 익어 차츰차츰 성장하는 소리였습니다. 절기에 따라 한 꺼풀씩 벗어내며 계절도 우화한다는 것을 나는 처음 알았습니다.
아직 바람꽃이 잠자는 먼데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생가지가 빳빳이 긴장한 것을 비키는 바람에서 느낍니다. 이월 바람이 심통을 부리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월의 심사는 아닐 겁니다. 이월의 처세술이겠죠. 겨울 동안 산도 한 뼘쯤 키가 자랐는지 산등성을 더듬어 산마루에 눈길을 두었을 땐 고개가 뒤로 젖혀졌습니다. 그 바람에 하늘을 만났는데요, 푸르디푸른 하늘이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찰랑댑니다. 나는 하늘에 비친 대지를 디디고는 봄맞이 꿈을 살짝 훔쳐보았습니다. 음, 그다음은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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