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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해고이야기
이솔잎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4년 02월 03일(월)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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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택수 노무법인 수 공인노무사
ⓒ 익산신문
얼마전 중국에 2개의 생산기지까지 설립한 모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왕대박씨는 사무실을 찾아와 자신이 겪은 해고의 부당함에 대하여 한참동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10년간 무역 업무를 맡아오던 왕대박 씨는 해고사실이 있기 전 3개월 전부터 회사로부터 사무직에 대해서도 인원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수차례 듣기는 하였지만, 그때마다 적어도 나는 아니겠지 남의 일이겠거니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업무처리 과정에서 중국현지근로자의 실수로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차질이 일어나자, 그 불똥은 왕대박 씨까지 번졌다.

회사 인사관리자로부터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회사를 정리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은 것이다. 왕대박 씨는 황급히 회사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이번일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계속근무의사를 명확히 하였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회사경영상 사무직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원론적인 말뿐이었다. 왕대박 씨가 억울해하는 것은 아무리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의해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10년이상 성실히 근무한 직원을 이렇게 하루아침에 자신을 해고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국 왕대박 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회사는 그때서야 왕대박 씨에 대한 해고가 많은 절차를 생략한 채 부당하게 이루어졌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회사는 왕대박 씨가 요구하는 대부분의 조건을 수용하는 선에서 간신히 사건을 취하하기로 하고 왕대박 씨는 원직에 복직할 수 있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손쉬운 방법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이루어보자는 욕심이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절차와 함께 구성원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인데, 목적달성만을 위해 매진하다 보면 절차와 과정을 소흘히 하기 쉽다. 이런 경우 결국 오랜 시간동안 쌓아놓은 신뢰의 공든 탑이 모래알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해고는 더욱 그러하다. 근로자가 업무상 과실이 있거나 그 행위가 해고되어도 마땅할 충분한 사유가 있다하여도 인사위원회의 개최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절차상 흠결이 있는 경우에는 부당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아무리 회사의 경영상 압박으로 대량의 정리해고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해고 50일전에 노동자대표와 해고대상자의 선정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등에 대해 성실한 협의를 해야만 법적으로 정당한 정리해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해고란 회사의 경영활동 차원에서만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존권 측면에서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굳이 법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해고라는 어려운 결정에 앞서 당사자에게 이해를 구하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충분한 노력도 함께 함께 고민하였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번쯤 상대방에 입장에서 돌아보며 생각하자.

 

이솔잎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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