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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통역’과 ‘번역’이 필요한 남북
박해정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4년 01월 13일(월)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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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란 전북지역통일교육센터 전문강사
ⓒ 익산신문
재미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얼마 전, 통일교육을 다녀와 사무실에서 이-메일을 로그인했더니 00학교 교사로부터 발송된 메일이 눈에 띄었다. 읽어보니 아주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인터넷 영상 중에 북한 동요 한 곡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고민이란다. 그래서 ‘번역’ 좀 부탁한다고…
한바탕 혼자 소리 내어 웃고 나서 곧 ‘문제의 곡’을 듣기 시작했다. 예닐곱 살 가량 되어 보이는 앙증맞은 소녀가 ‘깨꼬해요’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북한사람인 나조차도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웬 콧소리를 그리도 많이 섞는지 애교 섞인 한국 여성들의 콧소리를 능가한다. 결국 서너 번 정도를 반복해 듣고서야 완벽한 ‘번역’을 끝내고 메일을 발송할 수 있었다.
우리는 분명 하나지만 근 70여년에 달하는 기나긴 분단의 세월을 보내며 많은 차이가 생겼고 그 만큼 격차는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정치와 경제, 문화를 비롯한 각 분야의 다양한 차이점들을 극복하는 인내를 동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2만6000여명에 달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착생활 과정에 혼란을 겪게 되는 여러 원인들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다.
소통의 수단은 언어, 눈빛, 행동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언어는 가장 훌륭한 소통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이 곧 통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임을 이해하고 그들의 정착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고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귀를 막고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만 듣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헤아리는 마음이, 있는 그대로의 북한이탈주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들의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그들과 함께 하면서도 직업적이거나 봉사차원에서만 대한다면 북한이탈주민의 마음은 더욱이 열려지지 않는다. 북한에서와 탈북과정, 입국과정이라는 기나긴 고통과 아픔의 시간을 거쳐 외로움과 이산의 아픔을 안고 사는 그들에게 진정한 가족이 되어주지 못한다면 그들의 마음은 결코 열리지 않을 것이다. 입으로는 북한이탈주민과 대화하고 마음은 ‘자기 사람 챙기기’나 ‘자기 사람 만들기’도 좋지만 그런 것에 지나치게 연연한다면 과연 ‘소통’을 말할 수 있을까.
북한이탈주민 역시 문제가 많다. 주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소통을 하지 못한다면 북한이탈주민은 영원히 ‘바다 한 가운데 섬’처럼 홀로 외로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자신만을 고집하지 말고 듣고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사회에서 태어나 살아온 사람들과 독재국가에서 세뇌되고 억제되어 살던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차이는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더구나 ‘통역’이나 ‘번역’이 필요할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흔들리거나 실망하지 말고 함께 하기 위해 인내할 때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이 이뤄지고 그들과 한국 사회가 함께 소통하면서 통일 미래로 한걸음씩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해정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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