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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점심시간이 막 지난 무렵 익산경찰서 구내는 평소와 달리 매우 가라앉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낮은 목소리로 오전에 발표된 경무관 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대체적으로 아쉽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전북이 이번에도 소외를 당한데 대한 불만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번 경무관 인사에 대해 이처럼 관심을 갖고 반응하는 것은 그들이 ‘모시는’ 나유인 익산서장에 대한 인간적인 정리(情理) 때문이다.
지난 6월 전북지방경찰청을 방문한 경찰청장이 경무관 승진인사에서 ‘전북청에 대한 배려’를 이미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도 있고 올 한해 익산경찰서가 일궈낸 눈부신 성과 또한 나 서장의 경무관 승진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감을 높여왔었다.
그러나 막상 이날 공개된 승진 대상자에는 전북(출신)은 단 한명도 없었고 그나마 호남 몫을 배려한 한 자리도 전남에 돌아가고 말았다. 전국적으로도 23명의 승진자 가운데 광주·전남(출신)은 4명인데 비해 전북은 ‘0’명이었다.
한 중견 경찰관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도, 그렇다고 모른 척 넘어가기도 참으로 난감하다’는 말로 조직의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올해가 나 서장의 계급정년이라는 점. 그동안 나 서장은 지역의 치안 일선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경찰의 별’이라는 경무관에 오를 최적임자로 꼽혀왔던 인물이다.
경찰간부로 입직할 때 전체 수석을 차지하며 그 가능성을 열었고 도내 각 지역의 치안 수장을 맡으면서 그가 이뤄낸 굵직한 성과 또한 그의 영전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직원들의 태만이나 무사안일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질책을 내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른 아침 파출소나 지구대에 갑작스럽게 나타나 근무자들과 해장국을 함께 나누며 끈끈한 동료의 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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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으로도 그는 주민 편에서, 민원인의 입장에서 치안을 기획, 구상하고 실천했다. 대표적으로는 부안의 방폐장 사태와 관련한 ‘항명소동’이다. 수감된 주민대표들을 석방하라며 청와대까지 쫓아가 ‘표창 반납’을 불사하는 항의 끝에 주민들을 내보낼 수 있었다고. 이 일로 인해 불신이 깊었던 주민들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올해 실시된 도내 치안평가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종합1위를 차지했고 정부의 ‘4대 사회악 근절’ 부문에서는 전국적으로도 수위에 드는 실적을 거뒀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 경찰관은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다방면으로 해박하면서도 인정이 넘치는 분으로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는데 이번 승진인사에서 누락돼 가슴이 아프다”면서 “특정지역 인사소외의 문제가 아니라 기대가 컸던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경무관 승진 인사는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특정지역 출신이거나 지방 근무자들은 승진하기가 요원하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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