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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 마을 어르신의 '맏며느리' 강순옥 소장
박해정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4년 01월 02일(목)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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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여행사를 다닌다는 한 독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마을 야유회 손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는데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그 자리에 없는 보건소장 칭찬을 하더군요. 대체 어떤 분인지 궁금한데 알아볼 수 있나요?"

금마면 구룡마을에 가면 주민들이 알려줄 것이라는 말만 듣고 마을 경로당에 들어가 물으니 박종분 총무(65)가 반긴다.

"우리 소장님 같은 사람은 신문 날만해. 십년 넘게 봐 왔지만 늘 웃는 얼굴에 어른들에게 하는 것이 한결 같고 변함이 없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네들 자기 차로 다 모셔다 드리고 친절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지. 인성 좋고 예의 바르고 얼굴까지 예쁘다니까“라며 칭찬이 이어졌다.

말끔하게 신축한 도천보건소를 찾아가니 선한 인상의 강순옥(51)소장이 의아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강 소장은 “다른 진료소도 더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다”며 “나는 정말 취재할 만한 인물이 아니고 부끄러워 싫다”고 인터뷰를 한사코 고사했다.

짧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에 오토바이를 타고 온 한 어르신이 진료를 받으러 와서 취재진에게 '잘 왔다'고 판정을 내주는 바람에 문제가 쉽게 풀렸다.

구룡마을에 거주하는 이해성(80)이라고 소개한 이 어르신은 "진료소장님은 우리 마을 보배다. 행여 다른 곳으로 옮겨 가시게 될까 겁난다. 계속 우리 마을에 오래오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익산신문

강소장이 진료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니 어르신들이 끔찍히 그를 아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객지에 나가 사는 아들딸의 안부는 물론이고 옆집 개가 새끼를 몇 마리 낳았는지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는 주민들에게 진료소장이 아니라 자신의 딸이나 며느리처럼 여기는 탓이리라.

이처럼 구룡마을 어르신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강 소장은 “연세 드시면 아무래도 신체 반응도 늦어지고 귀도 어둡게 되는데 그 사정을 알아드리지 않는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느냐"고 말했다.

고향인 오산면에서 그의 오빠(오산농협 강상원 조합장)가 지금도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있고 시어머니도 김제에서 홀로 지내고 있기에 어르신들이 다 어머니, 아버지 같아 편하게 대해 드린 것 밖에 없다고 말한다.

1985년 임용뒤 함열과 이곳 도천보건진료소에서 대부분을 보냈다는 강소장은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도 현장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천성이 그런가봐요. 출퇴근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졌지만(종전에는 숙직근무가 의무였다) 진료소에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니 말이죠."

지금껏 보내온 시간 중에 함열에 근무하면서 나환자 시설을 주기적으로 찾았던 때가 가장 소중하게 남는 다는 강 소장은 퇴직 후에도 사회와 어르신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수줍게 들려줬다.
박해정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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