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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달력
고진석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3년 12월 27일(금)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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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예총 회장 김영규
ⓒ 익산신문
지난 연말에 어렵게 구한 달력이 이제 그 수명을 다한 것 같다.  그 속에는 약속장소와 시간, 만나야 할 사람의 이름, 행사명과 중요성, 가족과 친척의 대소사 등 잊혀져 가는 기억력을 일깨워 주던 깨알 같은 내용과 함께 누렇게 변하여 매달려 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머지않아 결별과 마주하고 또 한 살의 나이와 구질구질한 경력들을 서둘러 금을 긋고, 마감을 하고 마는 것이다.  젊은 날은 한 해가 무척이나 길고도 멀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적당히 짧아지더니 이제는 쏜살같이 한 해가 가버려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크고 작은 헤어짐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 우리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고 지나간 것에 대한 미련이 크기 마련이다.
  하늘의 태양은 공평하게 빛을 보내고 있지만 세상 모두에게 빛이 닿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장애물이 있어서 아니면 스스로 편협하게 덧문을 내려 햇살의 혜택을 거부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다.
  특히 예술인으로서 바라보는 익산의 문화예술계는 많은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한해를 보내기 전에 문화예술계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 시점이다.  최근 타시도 문화예술계도 비슷한 현상이나 두드러진 주객전도가 그것이다.
  문화예술계가 전시 공연장 위주의 토대를 잃은 점과 경제적 운영난, 지역문화예술 토양의 한계, 지역예술인들의 실천적 의지부족과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폐쇄적 움직임들은 지역문화예술을 위기감과 안주의 속성하에서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주요인들로 작용해 지역문화예술계의 자립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매년 초가 되면 시비 지원금이나 문예진흥기금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한정된 금액으로 많은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소액 다건’ 방식을 채택하다보니 저지원 불만족 구조가 누적되어 지원받는 예술단체는 소액으로 지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든지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공연으로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는 등 부작용이 늘면서 문화예술계가 침체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다액 소건으로 바꿀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기금을 집행하는 쪽은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집단이기주의를 말한다.  다수의 지역예술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내 것만의 최고”라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우월의식을 바꾸는 것도 시급해 보인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서로 가깝게 인맥에 얽히고 얽혀 있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데 익숙하지도 않다.  “비판 받는 것을 힘들어 한다면 예술가로서 자격이 없다”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된다.  문화예술인들은 이기주의를 버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함을 가져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분열된 마음을 접고 지역예술인들이 뭉쳐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내년 갑오년(甲午年)에는 익산예술인들의 구심점이 될 익산 예술의전당이 완공되고 지역예술인들의 역량을 모아 지역문화예술의 힘을 키우는데 온 힘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제 계사년의 묵은 마음과 먼지를 걷어내고 미움을 사랑으로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보자.
  경제적 불황이라 그런지 신년 달력이 귀할 거라고 한다.  메모할 여백도 많고 보기도 좋은 여러개의 달력을 얻어야 할 터인데 그 일이 걱정이다.

 

고진석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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