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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정착한 탈북 여성 만나보니…
박해정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3년 12월 24일(화)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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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익산신문 | | 통일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2만56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여성이 전체 69%에 이르고 연령별로는 20세에서 39세까지가 1만4000여 명으로 가장 많으며 직업별로는 무직인 경우가 1만240여명 수준이었다.
개별적인 탈북의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대부분 식량난에 따른 굶주림과 질병, 체제에 대한 불만 등으로 보이는 이들은 현재 남한에 정착해 살면서 자신의 출신을 숨기거나 이웃과 접촉을 피하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수도권에 살고 있으나 도내에도 500명에 가까운 탈북자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아 제2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편견과 차별을 딛고 이곳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조심스럽게 만나본다. 이들은 북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또는 자신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것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염려해 신분 노출을 꺼리고 있다.
인터뷰 내용은 대부분 사실에 기인했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명과 지명 등은 가명 또는 익명으로 처리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곽○○(48·여)씨는 지난 2008년 천신만고 끝에 남한땅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지금은 남편을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역할을 하며 평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녀가 북한을 탈출해 남한 땅에 정착 하기까지 쉽지 않은 인생 역정을 걸어왔다.
그녀의 북한 탈출을 도운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녀가 고질적으로 앓아온 질병 때문이었다. 식량난에 따른 영양결핌으로 결핵에 걸린 그녀는 자신의 투병으로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죽을 각오를 하고 2004년 11월 두만강을 건넜다.
그러나 곽씨를 중국으로 데려온 브로커들은 한 순간에 인신매매단으로 돌변해 그녀와 일행을 한족들이 사는 마을로 팔아 넘겼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음날 중국 공안이 마을에 들이닥쳤는데 통역을 담당한 조선족에게 약봉지를 보이며 눈물로 호소한 덕분에 풀려날 수 있었다. 무슨 까닭인지 중국 공안들도 선선히 그들을 놓아주며 단속에 적발되지 않도록 유념하라는 말까지 보탰다. 그 후 3년 반 가량을 떠돌며 신고가 들어가지 않도록 전전긍긍하며 불안한 생활을 해야 했다.
먼저 탈북한 사람들이나 TV를 통해 남한의 실상을 들었지만 40년 가까이 받아 온 세뇌교육 때문에 쉽사리 남한행을 결심하던 그녀는 '중국보다야 같은 민족인 남쪽이 낫겠지'라는 생각에 태국을 경유해 대한민국에 발을 디뎠다.
서울에 정착해 기자생활을 하던 그녀가 익산에 오게 된 것은 2011년으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면서다. "서울도 좋았지만 남한에서는 중소도시라고 하는 익산도 이렇게 화려하다"며 "이 정도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곽 씨는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은 이토록 자유롭고 잘사는 나라에서 왜 그렇게 불평을 하고 정부를 비난을 하는가'하고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그마저도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 증거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남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처음에 한국 오면서 잘못 생각한 것은 TV에 나오는 것처럼 여성들이 다 벗고 다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오히려 북한 보다 보수적인 경우도 있더라"며 "한국 드라마는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결말이 참 좋아 배울 것이 있어 즐겨 보는 편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워낙에 살아 온 체제와 환경이 달라서 서로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북한이탈주민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탈북주민들도 양쪽의 다름을 인정하고 남한에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는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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