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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은 눈물로 밤새 안녕하지 못합니다.
이솔잎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3년 12월 23일(월)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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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의원 김연근
ⓒ 익산신문
한 번도 자신을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들, 아니 지금도 정규직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당신도 비정규직일지 모른다. 우리 주변에서 숱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 학교 후배일수도, 아침마다 화장을 하고 출근하는 어여쁜 딸일수도, 아내와 엄마일수도 있다. 이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자신들도 모르겠다고 한다.

일류대학은 아니어도 번듯한 4년제 대학과 대학원까지 마쳤으나 월 130만원 남짓 받으며 학교 비정규직에 근무하고 있다는 어떤 사람은 요즘 자기 인생을 복기하며 사람이 싫고 세상이 싫다고 말하고 있다.

학교 교육현장에는 비정규직이 넘쳐난다. 기간제 교사, 전문상담사, 스포츠강사, 교무실무사, 특수교육지도사, 영양사, 조리사 등등 비정규직이 40여개 직종에 이른다. 이들은 한결같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차별은 근로자의 존엄을 파괴하고 무기력하게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순간 근로자의 자존감은 파괴되고, 노동과 삶의 의욕을 모두 잃게 된다.

고용자인 ‘갑’은 정규직에게는 허구적인 우월감을 심어주는 반면에  비정규직인 ‘을’에게는 눈에 보이는 차별을 통해 무력감을 심어놓기 위한 전술을 펼친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투쟁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졸렬한 전술인 것이다. 그래서 '차별‘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가장 나쁜 노동 통제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차별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대량 해고’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 그것도 교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전라북도 교육청은 Wee클래스 전문상담사와 스포츠강사 수 백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학업과 컴퓨터 게임으로 무너진 아이들의 건강권을 회복시키기 위해 고용된 스포츠강사는 아이들에게 체육시간의 즐거움을 분명하게 회복해 주었다.

그리고 진로고민과 집단 따돌림, 학교폭력 예방에 주효한 역할을 한 전문상담사는 보이지 않는 성과를 학교 요소요소에서 창출해 내는 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은 학생과 학부모, 도민들로부터 사회문제해결에 대한 요구로 추진되어온 교육정책의 일환으로 채용되어 학교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하는 일에는 예산으로 편성되어 수년간 구체화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런 사업을 계속해서 하겠다고 예산을 편성하여 도민에[게 계약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정책의 수혜대상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러한 수혜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약행위가 어떤 분명한 이유도, 근거도, 대책도 없이 하루아침에 뒤집혔다. 교육감이 도민과의 계약행위를 일방적으로 져버린 것이다. 일몰제에 의한 사업 타당성평가를 적용한 것이었다면, 직접적인 교육수혜자의 의견을 구했어야 했다.

그리고 사업 우선순위에 대한 검증이 있었어야 했지만 어떠한 기준이나 근거도 없이 슈퍼 ‘갑’인 교육청은 ‘을’을 처참히 짓밟은 것이다. 여기서 짓밟힌 ‘을’은 대량해고 당사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도민이 포함된다.

한치 앞도 안 보려고 하는 정부의 정책이야 논외로 하더라도, 비정규직 근로자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전라북도 교육감에게는 여간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게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드러내놓고 추진하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교육감은 비정규직 고용안정화를 지난 2010년 선거기간동안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소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 된 것이다. 교육감은 지금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최종 목적이라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시간선택제’ 교사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심각한 모순이 있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방법으로 일부 무기계약직 전환과 비정규직 대량해고, 외주 용역화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의 근로형태는 종국에는 간접고용 근로자, 직접고용 기간제 근로자, 무기계약직 근로자, 정규직 근로자 이렇게 네 단계로 나눠놓는다. 이것은 ‘전북판 카스트제도’를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과연 이 신분상 차별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도모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수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는 짤리거나 ‘짝퉁 정규직’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소위 진보교육감이 지향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과 신념이 갖거나 유사하다고 해서 옳지 않은 정책도 동조해 버리는 것은 진보나 보수에 상관없이 동일한 것 같다. 그러나 비정규직 대량해고 문제에서 만큼은 ‘갑’의 독단적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또 다른 진보진영의 비판적 목소리가 분명하게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전지전능하다고 믿는 진보교육감의 판단에 제동을 걸어 줄 용감한 진보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왜냐하면 엊그제까지도 교육공동체의 일원이라고 불렀던 수 백 명의 우리들 선배, 후배들 밤새 안녕하지 못하니 말이다. 

 

이솔잎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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