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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고픈 피터의 이야기
이솔잎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3년 12월 16일(월)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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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 | ⓒ 익산신문 |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바로 막걸리와 파전. 옛 선조들이 비오는 날 여러 가지 이유로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으로 막걸리와 파전을 먹었다고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이다. 오늘 같이 비오는 날 막걸리와 파전 같이 혈당은 아니지만 감정을 조절하게 해 주는 연극이 있어서 다녀왔다. 제목은 『빨간 피터 키스를 갈망하다』(창작극회 13.12.07~15), 이 작품은 프란츠 카프카의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원숭이 피터와 독일로 입양된 순이의 이야기로 재창작된 작품이었다. 원숭이 피터는 학술원으로부터 자신의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을 보고하도록 요청을 받고 총을 맞게 된 이유, 빨간 피터로 부르게 된 이유, 인간의 말과 행동을 하게 된 과정 등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였다. 반면 순이는 서울에서 독일로 입양되어 살다가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도중 원숭이 피터를 만나게 되었다. 인간과 원숭이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힘들어하던 피터와 순이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서로 위로하였다. 하지만 순이는 정신병자로 격리되고, 얼마가 지난 후 피터는 정신병원에서 돌아온 순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피터는 사랑 그리고 키스만이 인간으로 가는 마지막 미션이라 믿고 순이에게 하지만 순이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이 연극에서 등장하는 원숭이 피터와 순이는 단순한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아니었다. 그들은 이주민이자 소수자이기도 하였다. 피터와 순이는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는 삶을 강요받는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도 이런 피터와 순이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이주민이었다 얼마 전 익산의 선주민과 이주민에 관련된 문화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국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모두 원숭이 피터와 순이로 보이는 것이 지금 우리가 가진 이주민에 대한 인식이었다. 우리는 ‘단일민족’, ‘같음’ 등의 공동체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차별과 갈등의 대상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득, 인종, 교육수준, 장애, 종교, 성(性), 지역 등과 관계없이 서로 인정해주고 존중하는 것이 제2의 원숭이 피터와 순이가 나타나게 하지 않는 것이다. 겨울철 어둡고 비오는 길을 비집고 앞으로 나간다는 것은 언젠가는 밝고 넓은 곳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는 것이다. 원숭이 피터와 순이에게도 곧 빛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극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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