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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했던 복지시설을 꽃밭 가득한 ‘호텔’로 탈바꿈
-올해 2월 원장으로 취임해 직원들과 시설개선 매달려
-사회복귀 준비하는 노숙인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 교육
-노숙인 정책적 지원 개선·일시보호시설 예산지원 필요
고진석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3년 12월 06일(금)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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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이리자선원 김영주(도영)원장 | | ⓒ 익산신문 | |
사회복지법인 삼동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리자선원은 노숙인들을 위한 재활시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벽돌담장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가축분뇨냄새가 나고 ‘이상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라는 인식 때문에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 자선원이 담장을 허물고 꽃밭을 가꾸는가하면 건물들도 말끔하게 단장한 모습으로 이웃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그 짧은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익산신문>은 생활인들이 ‘호텔’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자선원의 시설이 궁금해 지난 26일 오후 자선원의 문을 노크했다. ‘곰 아저씨’같은 인상의 김영주(법명 도영)원장이 일행의 손을 반갑게 잡아끌었다. /편집자
-요즘 이리자선원이 변하고 있다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잘한다고 하니 조금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한 한 사람으로서 내가 몸담고 있는 시설이 조금 더 밝고 환한 모습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지난 2월에 취임해 지금 꼭 열 달을 맞는데 그동안 우리 직원들의 고생이 말할 수 없이 많았어요. 다들 진심으로 부족한 원장을 열심히 따라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오늘(26일) 자선원 운영위원회가 열렸는데 업무보고를 들으신 위원님들께서 ‘자선원에 대혁명이 일어났다’고 하셨어요. 부족함이 많았을텐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  | | | ↑↑ 이리 자선원 전경 | | ⓒ 익산신문 | |
-이리자선원은 언제 만들어지고 어떤 공간인가요. #원래는 6.25전쟁 이후 중앙동에 고아들과 부랑인들을 돌보던 희망원이었다고 해요. 작고하신 박인홍선생께서 운영했었는데 그 뒤 부랑인 복지시설로 인가되면서 자활원이라는 이름으로 익산시가 운영했는데 1981년 원불교에서 인수를 받아 자선원이라고 이름을 고쳤고 1984년에 지금의 자리에 ‘이리자선원’을 개원하게 됐어요. 사회복지법인 삼동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숙인 재활시설로 1만1237㎡부지에 3729㎡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입소정원은 85명이며 저를 포함해 직원들이 18명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생활인은 77명이고 비장애인은 44명이며 나머지 33명은 지적, 지체, 정신, 청각,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크게 말씀드리면 보조금과 후원금이 우리 자선원 살림의 근간이 됩니다. 보조금은 인건비와 운영비, 생계비 등으로 쓰이는데 중앙정부와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일정 부분씩 지원해주는 금액입니다. 후원금은 일반 시민들과 기업, 단체 등에서 우리 시설에 지정을 하거나 모금단체에서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들어오는데 1년 전체 살림 가운데 약 2%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처음 부임했을 때는 계좌를 통한 자동이체 후원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약 400여명의 개인과 단체가 자동이체 후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장애인이나 보육시설 등에 비해 노숙인 시설에 대한 후원은 사실 좀 적은 편입니다. 후원을 받은 금액은 공공요금과 의료비, 차량비 등으로 요긴하게 사용하고 이를 후원자들과 운영위원회에 꼬박꼬박 알리고 있습니다.
|  | | | ↑↑ 이리자선원희망봉사단 | | ⓒ 익산신문 | |
-시설을 운영하는 원칙 같은 것이 있다면. #100명이 넘는 식구들과 생활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없을 수는 없겠지요. 우선 생활인들에게는 일반가정이 누릴 수 있는 만큼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의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요. 시설 안에서만 머물지 말고 되도록 밖으로 나가자는 것이 제가 제시하는 원칙입니다. 과거 시설의 의미가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에만 치중했다면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거기에 맞게 문화생활과 여행, 레저 등의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사회 복귀를 돕는 것이 목표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박2일 여정의 야외 캠프를 가면 직접 요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나 시내버스 타고 다녀오기, 마트나 장에 가서 물건 사고 직접 계산해보기 등을 통해 사회와의 접촉을 늘려나가자는 것이지요. 또 가능한 공연이나 국내 여행을 다녀오면서 시설 안에서의 답답함을 풀어주려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박3일의 제주도 테마여행과 1박2일 문화테마여행, 소풍 등의 행사가 그런 일환입니다. 또 생활인들 중에 교육을 받는 것이 가능한 분들은 직업교육기관을 알선해 주기도 합니다. 올해 5명이 시설 밖 교육기관에서 훈련을 받아 이 중 2명이 도장 기술과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이 분들은 내년 중에 직장을 잡아 출근할 예정입니다.
-직원들을 위한 시책은 없나요. #미안하죠. 항상. 저는 직원들에게 간혹 이렇게 말합니다. 사회복지사는 희생과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직업이니 준(準)성직자라고. 우리는 이익을 바라는 직업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사실 미안함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설의 생활인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복지도 최고수준으로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차 휴가나 숙직자 휴무제도 등을 도입했습니다. 또 출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도록 해서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에 자유스럽게 오도록 했습니다. 반응이 좋았죠. 주 40시간 안에서 자유스럽게 하도록 했더니 과거에는 토, 일요일에 3명만이 근무해 일손이 부족했는데 자연스럽게 휴일 근무지원이 늘어 여러모로 좋아졌습니다.(시설의 특성상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찾는 토, 일요일에 업무가 늘어난다)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여행도 전에 없었던 50% 지원을 내걸었더니 벌써 5명이나 신청이 들어왔어요.
-어려움은 없나요. #사실 이리자선원으로 가라는 원불교 본부측의 제안을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여기 오기 전에 삼정원에서 5년을 근무했는데 많이 힘들었거든요. 어떤 시의원께서 사석에서 ‘삼정원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돌렸었는데 5년 뒤에는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바뀌었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어요. 정말 온 힘을 다해 일해서 전국 최우수 시설로 바꾸어 놓았거든요. 그래서 이젠 좀 쉬어야지 하고 좋아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구입해 놓았는데 또 가라는 거예요.(웃음) 본부 인사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되는 바람에 결국 올해 초 취임을 했습니다. 일은 어렵지 않았어요. 원래 하는 일이 그러니 다른 것은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도적인 부분은 많이 고쳐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일시보호시설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개선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정부의 노숙인에 대한 복지 정책은 한마디로 ‘형편 없는 지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더 시급한 장애인, 노인, 영유아 등이 있겠지만 이제는 좀 더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적극적으로 재활을 도울 수 있는 정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봅니다. 시설장협회에 나가면 제가 ‘우리 단체 회장으로 정권 실세를 앉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래요. 그렇게라도 해야 제대로 된 복지 지원을 받을 테니 말이죠. 많이 아쉽고 힘든 부분은 바로 이런 것이죠.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하는 일이 이것이다 보니 크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정년까지는 어차피 계속해야 할 일이니까요. 올해 자선원에 와서 축사를 철거하고 쓰레기장을 말끔하게 처리했더니 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내년에도 계속해서 시설을 아름답게 꾸며서 생활인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선물하고 싶어요. 생활인들과 직원들로 구성된 희망봉사단의 활동도 더 활발하고 넓게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생활인 외에 일시보호가 필요해 들어오는 분들을 위한 지자체의 예산 지원도 필요한데 이게 잘 협의가 됐으면 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한 시간외근무수당도 마련해야 하고 녹색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마련도 있고, 정기 후원회원들도 더 많이 모아야 하고…, 해야 할 일이 참 많네요.(웃음)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천천히 해나가겠습니다.
김영주(도영) 원장은… 1956년 전남 영광군 불갑면 출생 원불교 영산·동산선원 4년 졸업 원광보건대 사회복지과 원광디지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원광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과정 1984 원불교 출가 1984~1995 역전보화당한의원 상무 중앙봉공회 교무 부안 하섬해상훈련원 교무 원불교 원로원 교무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삼정원 부원장 2013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자선원 원장 한국노숙인복지시설협회 이사 한국노숙인복지시설협회 전북지회장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운영위원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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