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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패션 고미화 대표
고진석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3년 12월 06일(금)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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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제이패션 고미화 대표 | | ⓒ 익산신문 | |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 했지만 끊임 없는 연구개발과 밤낮 잊은 노력으로 패션 덧신업계의 정상에 우뚝 선 덧신의 대가를 만나러 4일 마동에 있는 제이패션을 찾았다.
제이패션은 덧신, 양말류 및 스타킹 전문 생산업체로 국내 패션 덧신 생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에 들어서자 인상 좋은 고미화(51) 대표가 작업복 차림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18년 전 태창에서 퇴사를 한 후 16평에 미싱 3대 놓고 시작했어요. 그 때가 막내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을 때니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어요. 처음엔 대구에서 타이즈를 공급 받아 봉제 했어요. 그런데 두 달 하고 일이 없어 서울에서 스타킹을 가져다 일을 이어 갔어요. 그 일도 물량이 금방 동나 수영복 만드는 것을 배워 생산했는데 그걸로 큰 손해를 봤지요. 결국 같이 사시는 시어머니가 수영복 생산을 접지 않으면 집을 나가시겠다고 선언하셔서 가족회의 끝에 수영복은 만들지 않기로 했죠. 이제 어떻게 하나 궁리를 하다가 스타킹에 레이스를 붙여 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우리나라에는 그런 제품이 그때까지 없어서 이 제품이 대박이 난 거에요.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인근 아파트 단지에 부업을 줬어요. 한창 잘 나갈 땐 일하는 사람들 월급만 1억원 넘게 지출을 했죠. 그런데 중국이 금방 따라하는 바람에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우연히 덧신 샘플을 하게 됐어요. 처음엔 2000켤레로 시작을 했는데 1년이 지나자 한 달에 2000켤레가 나가고 또 1년이 지나니 1만 켤레, 5년 후엔 한 달에 30만켤레를 팔 수 있었지요.
|  | | | ↑↑ 제품 전시 | | ⓒ 익산신문 | |
-덧신 사업을 하며 위기는 없었나요. #규모가 점점 커지며 자신감이 붙어 가는데 또 중국 업체들이 모방한 제품으로 위협을 해 오는 거에요. 그래서 디자인만으로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쉽게 따라 하기 힘든 기술력을 개발해서 특허 등록을 하자 마음 먹었죠. 그 결과 발이 아프지도 않고 흘러내리거나 벗겨지지 않는 무봉제 덧신을 만들어 특허출원을 했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연구를 거듭해 면에다 실리콘 처리한 무봉제 제품을 만들어 냈죠. 이것은 우리 회사만 만들 수 있는 가히 덧신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이라 백화점 유명 제품들도 거의 다 우리 회사에서 만든 것들이에요.
-수출도 하신다면서요. #그럼요. 앞서 말한 특허 기술을 인정 받아 일본군제에서 130만건의 주문이 들어왔어요. 내년 3월까지 베트남 공장 작업량이 꽉 찼지요.
-베트남에도 공장이 있나요. #원래 베트남에 먼저 진출해서 30명 정도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개성공단이 폐쇄되자 일본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베트남 공장을 확장하게 됐어요. 베트남 공장에 관리자로 있던 분과 통역을 맡고 있던 베트남 여성이 있었는데 제가 농담으로 둘이 결혼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결혼을 했어요. 그래서 호치민이 아닌 관리자 부인 고향으로 갔는데 공장이 없어서 고향집 2층에다 임시로 차렸죠. 그 후 공장을 물색하고 있는데 그 동네에 베트남 정부에서 지어놓고 사용하지 않는 기술학교가 있어서 봤더니 고맙게도 미싱 30대까지 있는거에요. 처음엔 다섯 칸 정도 빌려서 사용하다가 지금은 전체를 다 공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제이패션에서 기술학교를 운영해 주는 거나 마찬가지네요. #그렇죠. 베트남 정부에서는 그렇게 여기죠. 돈 벌면서 기술도 배우고 우린 노동력 걱정 없고. 현지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  | | | ↑↑ 공장내부 | | ⓒ 익산신문 | |
-회사 분위기가 화기애애한데. #제가 참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 우선 태창에서 같이 일했던 연수동기들 4명이 지금도 함께 회사 일을 맡아 하고 있으니까요. 그 중 한 친구는 베트남 출장을 번갈아 하고 있어요. 베트남 출장이 무척 힘든 일이라 항상 고맙고 미안해요. 게다다 부장님들이 업무를 너무 열심히 해주시니 제가 신경 쓸일이 없고 오히려 물어보고 일처리를 하고 있어요. 특히 영업을 맡고 있는 고미원 부장과 생산을 책임지는 윤성철 부장은 저에게 좌청룡 우백호 같은 존재에요. 또 우리 회사는 김장철에 돼지고기 보쌈을 해서 직원 전체가 먹는 전통이 있는데 마침 어제(3일) 보쌈을 먹었네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베트남 공장에 새 기계도 들여 놓고 설비 하느라 빚이 좀 많아요. 요즘 같은 추세라면 3년 안에 빚을 갚을 수 있을 듯해요. 빚을 청산하고 이익이 나게 되면 직원들에게 주식을 배분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꼭 해주고 싶은 것은 직원 자녀들 등록금 지원이에요. 아직 그럴 형편이 못 되는 것이 미안하고 가슴 아파요.
-특히 등록금이 신경 쓰이는 이유가 있나요. #제 꿈이 대학 나와서 관광가이드 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까지 밖에 못 다녔어요. 그것도 초등학교 졸업 후 어머니가 식모살이 보내려고 하는 것을 언니가 가마니를 지어서라도 책임지겠다며 중학교를 진학시켜줬어요. 중학교 마치고 (주)태창관동이라는 스타킹 만드는 공장에 입사를 하게 됐어요. 회사에 다니면서 이일여고 야간반을 졸업하고 회사에서 보내준 일본 연수에서 일본어를 열심히 배웠어요. 그때 배운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해서 일본 바이어들을 직접 대접할 정도에요.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도움을 준 사람이 있나요. #제 인생의 가장 큰 은인은 (주)태창의 이기전 회장님이에요. 야간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회사에서 국수를 제공했는데 그것이 제게는 큰 힘이 됐어요. 그리고 회장님이 보내 주신 일본 연수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됐죠. 일본어도 배우고 기술도 배우면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천생연분 남편을 만난 것도 일본연수에서였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명절에는 꼭 찾아가 인사드리고 어버이날이면 꽃을 보내드리죠.
-남편과 만난 얘기가 궁금한데요. #태창에서 일본 연수를 갔을 때 여직원들이 먼저 가고 남직원들이 뒤이어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때까지 한 번도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제가 장난으로 연수 오는 남직원 중에 한 명하고 사귀어야지 하는 얘기를 했어요. 말이 씨가 된거죠 (하하).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제이패션 사장을 맡고 있는 남편하고 사이에 얼마 전에 출산한 큰딸 다영(26)이와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둘째 딸 태양(23), 이리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재영이가 있어요. 92세에도 정정하신 시어머니도 같이 사는데 어머님이 아이들을 다 키워주셔서 제가 바깥활동을 할 수 있었죠.
-끝으로 한 말씀 덧붙인다면. #요즘 저는 매사에 감사하며 살아요. 어려웠던 예전을 생각하면 과일 가게에 쌓인 과일만 봐도 좋고 매일 목욕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하고 우리는 바로 지금 천국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 하루가 감사할 일로 가득한 것 같아요.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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