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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 문 채 룡
최근 익산 지역 교사들에게 수업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시절 수직적 권위의 상징이었던 ‘장학 지도’라는 말이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수업 컨설팅’, ‘수업 친구’, ‘아이 눈으로 수업 보기’ 등 수업을 혁신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 우리 관내 학교에서 질적 수업 관찰의 선구자인 전주교육대학교 천호성 교수님을 모시고, A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높임말을 쓰고, 아이들끼리도 높임말을 쓴다는 A 선생님. 수업을 보는 내내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나 되어 학습목표를 이루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수업을 관찰한 다른 컨설턴트 선생님들은 관찰 학생을 사전에 정하여 살핀 후, 각자 그 아이에게 배움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성찰하는 것을 보고 익산 교육의 희망을 느끼게 하는 가슴 설레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우리 지역의 B 선생님으로부터 이 책을 소개받게 되었다. 인문학적인 책, 여행에 관한 책, 수필, 교육 경영에 관한 책을 주로 읽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이 책은 좋은 교사 수업코칭 연구소의 김태현 선생님이 쓴 책으로, 교실 현장에서 교사들이 갖는 ‘수업’에 대한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 어떤 수업을 어떻게 하라는 매뉴얼식 책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질적으로 분석해가며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특히, 국어교사 인지라 중간 중간 시를 곁들여 적절한 비유를 통해 교사들의 고민과 성찰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평소 도종환의 시를 좋아하던 나는 시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책은 모두 7장으로 되어 있다. 1장부터 5장까지는 수업을 ‘신념’, ‘관계’, ‘대화’, ‘내용’을 기준으로 성찰하도록 하고 있고, 6장과 7장은 자신의 수업을 다른 동료들에게 자연스럽게 열고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고,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교사 자신도 성장해 가도록 돕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내가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4장이었다. 이 장을 읽으면서 나는 내 초임시절이 자꾸만 떠올랐다. 남원 인월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고 3학년 아이들을 담임했던 1978년, 대학에서 배웠던 내용을 잘 ‘전달’하고 아이들을 훈육하여 ‘사람’되게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 열정이 지나친 나머지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이나 말 하나 하나를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전달하는 데만 급급했던 기억이 난다. 4장에서 저자는 교사와 학생 간의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교사는 수업 속에서 학생들과 깊은 대화를 시작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일궈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도 ‘인간관계’로 맺어진 사이인 만큼 좋은 ‘관계’가 먼저라는 것이다. 그 위에 아이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교사-학생, 학생-학생간의 대화를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해준다. 교사 주도의 수업을 멈추고 학생에게 수업 주도권을 넘겨 학생들이 생각하고 발표할 공간을 만들어 주어 수업 속에 학생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백을 둠으로써, 학생 스스로 친구와 혹은 교사와 대화하면서 의미 있는 배움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초임 시절 이후 내가 줄곧 하던 ‘수업’에서 나는 일방적인 전달에 좀 더 치중했었다는 반성을 한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가장 훌륭한 교수법은 다름 아닌 대화로 대화하며, 수업의 짐을 나누면 비로소 수업에서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우리 익산의 많은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고 수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우리 익산의 학교들이 변화되길 소망해본다. 변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우리 교실에 있는 아이와 수업으로 만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통해 우리 익산의 교육이 변화되고, 우리 전북 교육이 더욱 크게 비상하길 소망해 본다. 중국 대륙의 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개 짓이 북미에 큰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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