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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청산가자 범나비야 너도가자 가다가 저물어든 꽃에 들어 자고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가자'
제26회 전국남녀시조경창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대상부 장원을 차지한 하현(65)씨의 결선곡 '나비야'의 가사이다.
하현씨가 시조를 시작한 것은 34세. "우리 어릴적엔 동네 잔치를 하면 지금처럼 가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조를 하곤 했어. 그래서 중학생시절부터 쭉 관심이 있었는데 그때야 시작하게 된거야"
하 씨는 시조회관에 잠깐 다니기도 했지만 '무대에서 공부를 하겠다'는 다짐으로 거의 독학으로 시조를 연마했다.
원래 서예학원을 운영하던 그는 4년전에 발병한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학원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나 암수술도 시조를 향한 그의 열정을 꺾을 순 없었다. 오히려 암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매진했다.
하 씨는 "투병으로 소리에 힘을 주는 것도 힘들었지만 더 힘든건 가사를 자꾸 잊게 된다는거야. 대회에 나가 예선통과는 하지만 본선에서 가사가 생각이 안 나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 속상해"
그래도 그가 시조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부인 권명순(55)여사의 내조 덕분이란다. "오히려 더욱 열심히 하라고 옆에서 채근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거라면서"
시조의 매력에 대해 그는 "예전에 선조들은 글을 읽을 때 운율을 넣어 읽는 성독을 했는데 시조는 그런 선비정신의 우아함이 살아 있어 좋아. 더구나 나는 시조를 할 때면 답답한 마음이 음악에 실려 날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껴"
하 씨의 재능을 알아본 이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인간문화재 청파 강낙승 선생. 선생은 "하늘 아래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그를 평가했다.
하 씨는 "이번에 장원을 차지해서 기쁘고 내달 29일에 전주에서 열리는 '제6회 지봉 임산본 대상 전국정가경창대회'에서도 장원을 차지하고 싶어. 전주대사습놀이가 최종 목표야"라고 계획을 밝혔다.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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