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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원광대학교 가정아동복지학과 교수
대학 입시가 시작됐다. 입시 면접에서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부모님 희망 직업과 본인 희망 직업이 다른데 갈등은 없었나요?’ ‘어떻게 설득했어요’ 아니면 ‘희망 직업이 공무원이었다가 보육교사로 바뀌었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하는 것 들이다.
여기에 대해 많은 학생들은 ‘부모님이 원하셔서’라고 한다.
교육방송에서 ‘자녀의 꿈을 아십니까’라는 다큐프로그램이 있었다. 프로그램에서 한 어머니는 ‘부모가 밥 한 그릇이라도 더 먹었으니, 인생선배로서 더 나으니까 자식 인생을 생각해서’ 부모 말을 듣는 것이 좋다고 하고, 아이는 ‘아버지가 꿈은 접어라’라고 하신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밥 한그릇 더 먹은 인생선배들이 아는 직업은 15에서 20개이고, 중고생 자녀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30-40개였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직업은 2만여 개가 있다고 하고, 2000년 한국표준직업분류표에는 1400여 세분류를 볼 수 있다.
진로교육을 위한 직업카드는 150개의 직업을 담고 있다. 박원순서울시장은 ‘내 직업은 소셜디자이너! 이 직업을 내가 만들었다’고 하시면서 1000여개의 새로운 직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학시절, 은사님께서 자신들이 대학다닐 때, 생활관 실습실에 전기레인지와 세탁기가 있었는데 자신들이 ‘현실에 맞지 않는 시설이고, 사치스럽다’고 논란이 많았는데 ‘내가 지금 그것들이 없이는 살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 줄은 몰랐다’라고 하신 적이 있다. 내 젊은 시절, 난 내가 핸드폰이란 걸 들고 다니며 미국에 있는 친구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고,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아들 친구를 볼 줄은 몰랐다. 아이가 관심이 있다는 ‘스포츠조사분석가’는 최근에 처음 들어본 직업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스포츠조사분석가는 여기저기서 찾아지고, 체육과 교수님은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신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서 여러 가지 경험이 있고, 그에 따라 때로는 조금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 개인의 경험은 제한적이고, 우리가 산 세월은 과거이고, 이 정신없이 빠른 세상에서 아이가 살 세상을 이해하고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모르는 세상이 정말 넓고 할 일은 많다. 우스갯 소리로 ‘아들이 의사면 며느리와 장모가 좋다’고 한다.
진정 중요한 것은 아이가 그 직업을 갖게 되는 과정에, 그 직업에서 일하며 성장하고, 성공하는 과정에 즐겁고 행복한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엄마로서 난 며느리와 장모가 아니라 아들이 좋았으면 좋겠다. 직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생활이 아니라 삶인 것 같다. 직업이 우리에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말 큰 목적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 그런데 그 2%가 우리의 삶을 결정하곤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고, 성공한다는 것은 참 진실이다.
아이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성공하기를 기도하면서 부모는 자신의 과거를 아이에게 밀어 넣는 대신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지원군이어야 한다. 아이가 당당히 자신의 미래에 맞서 자신의 미래를 찾고, 즐겁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을 잃지 않도록 말이다. 직업에서 자신의 몫을 하려면 거의 나이 30후반은 넘어야 한다. 그때 난 아이의 무엇을 도와줄 수 있나? 왔던 길을 돌아돌아 다시 가거나 때로는 그 길에서 좌절하며 돌아갈 힘도 없이 주저앉은 아이같은 어른들도 본다. 내가 가진 20개의 새끼줄로 아이를 묶는 것 보다는 2만개의 나노실로 짝 그물망에서 아이가 자신의 꿈을 꿀 수 있게 옆에서 힘을 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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