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원장 김 복 현
한가로운 농촌마을에 예초기 돌아가는 굉음소리가 추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명절을 맞이하기 위해 조상의 산소를 손질하는 조상숭배 문화 의식 첫 단초가 바로 풀숲에 묻혀있는 조상의 산소를 말끔히 하는 벌초 작업이기에 예초기 소리는 요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는 추석이 다가오면 조상숭배의 참뜻을 되새기기 위해 사람 냄새나는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넉넉함과 풍요로움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뜻이 담긴 속담으로 ‘한가위’의 상표다.
그야말로 우리 삶의 아름다운 전통 민속 문화의 일면이다. 이러한 추석명절 기간에는 연례행사처럼 대이동을 하면서 교통대란이라는 곤욕을 치르게 된다.
여기에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까지 야단법석이다. 우리민족에게 설과 함께 추석은 양대 명절로 조상숭배의 날이기에 교통 대란도 무릅쓰고 고향을 찾는 것이다.
이유는 햇곡식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고 온가족이 모여 조상을 생각하는 매우 큰 의미가 담겨져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혈육의 정이 무엇인지 고향산천이 우리의 마음에 심어준 참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알게 하는 날이기도 하다.
고향에 가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소꿉장난 친구들의 모습도 생각나고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한다. 그리고 어릴 적 나의 숨결이 스며있는 산천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추억거리가 되기도 하며 흩어진 혈육들이 모여서 어렵게 세상을 살면서 겪었던 추억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추석에 고향을 향하는 발걸음에는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어른 존경하는 마음으로, 동기간에 화목한 시간 갖으려고 하는 큰 뜻이 있는 날이 추석이다. 그런데 연휴기간이 긴 추석 절이 되면 유난히 붐비는 곳이 있다.
비행기 타고 해외로 여행가기 위해 모이는 공항이다. 모처럼 맞이하는 추석연휴 기간에 부모님과 형제간에 따듯한 정을 나누기보다는 견문을 넓히려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인파로 공항이 넘쳐난다.
삶의 의식과 방식이 많이 변하다보니 해외여행도 이웃 나들이 하듯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하다보니 조상숭배의 아름다운 정을 나누는 시간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추석명절에 가족과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드리는 참 의미를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서 하는 말이다.
이대로 간다면 조상 숭배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남의 일처럼 되어버리지 않을까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우리의 산천을 둘러보면 아직은 그래도 조상숭배와 고향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되어 안심되기도 한다. 산자락 풀숲에 묻혀있는 산소가 깨끗하게 벌초된 모습에서 그래도 우리의 마음속에는 조상숭배의 의식이 깊숙이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바쁘고 살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추석에는 조상의 뿌리를 생각해야 한다. 나무가 뿌리 없이 살아남을 수 없듯이 우리는 조상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말로 하는 효 교육이 아니라 실천하는 효 교육이 되도록 하는 인성교육의 유일한 기회가 추석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추석명절은 놀러 다니는 날이 아니라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한다는 마음으로 조상을 생각하는 날이 되도록 알려주어야 한다.
언제부터 우리는 연휴를 맞이하면 만사 제쳐놓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습관이 생겼을까?
물론 견문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어서 좋지만 그래도 추석명절은 조상을 생각하는 날이라고 머리에 각인시켜줄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된다.
풍요로움이 넘치고 웃음꽃이 피어나는 추석명절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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