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시인·국악예술원 소리뫼 대표
인간의 유형을 곤충의 행태와 비교해 분류하자면 거미형, 개미형, 꿀벌형을 들 수 있겠다. 거미는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다 걸려든 먹이를 잡아먹는 곤충이다. 거미는 함정에 빠지는 놈만 잡아먹고 빠지지 않는 놈은 절대로 해치지 않는다. 그러니 나를 탓하지 말고 걸려든 네 스스로를 탓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미형 인간은 죄의식도 없고 일반적인 도덕적 기준도 다르다.
개미는 남을 도와주지도 않고 남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노력해서 취득한 것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쓰는 유형의 사람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인정되지만 조화로움의 측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꿀벌형 인간은 스스로 노력해서 만든 꿀을 자신도 먹고 남에게도 나누어주는 사람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여러 사람에게 혜택을 나누어주기 때문에 세상을 윤택하게 만들고 살맛나게 만든다. 그러나 꿀벌형의 인간들이 모두 성인군자는 아니다. 이들은 부당하게 침략하는 사람에게는 과감하게 저항하는 스타일이다.
과연 우리 자신은 어떤 부류에 속할까. 또 내 주변 사람들은 과연 어떤 형의 사람들일까.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친한 사람이든 어떤 사람이든 상대를 속이거나 밟고 올라서서 그의 인생을 망쳐버리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해서 선의의 사람이 실의에 빠지고 고통에 시간을 보내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도된다. 이들은 거미형이다.
남이야 어찌되든 나 하나만 잘살면 되고 타인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 하는 자세를 보이며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안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다. 어찌 보면 참으로 선량하고 호인에 속하지만 문제는 이런 사람은 이웃과 더불어 갈 수 있는 마음이 부족한 경우다. 이들은 개미형이다. 나도 잘되고 또 내가 잘되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여러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 세상을 윤기 나게 만들어 가는 삶을 사는 이들도 있다. 꿀벌형의 사람들이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 세상은 원활하게 돌아간다. 혹시 남을 도울 일은 없는지, 이웃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생각해보면서 사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남에게 도움 받지 않고 잘 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며 남이 베푸는 마음을 이용해서나만 잘되려는 것도 삼가야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잘나서 출세하고 이름을 떨치는 줄 알고 있지만 세상은 이웃이 있기에 내가 출세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든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각자의 일들을 처리해 나갈 때 세상은 톱니바퀴처럼 자연스레 돌아가는 것이다.
어느 사람이든 골고루 모든 덕목을 갖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단1%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정치인이나 경제인 예술인 등 어느 부류로 살아가든 꿀벌과 같은 인간성을 가진 이가 많았으면 좋겠다. 남의 약점을 강조하기 보다는 나의 약점을 돌아보고 남의 장점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나의 장점을 살리는 삶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