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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여름이에요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3년 07월 15일(월)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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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숙 세림약국 약사

소현숙 세림약국 약사

때론 장맛비가 시원스럽게 내리기도 하고 폭염으로 후끈후끈하기도 한 여름입니다. 열매가 열리는 계절이라서 열음(여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 여름철은 정말 신비로운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봄에 씨앗을 뿌렸거나 모종을 심었던 텃밭에서 정말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실처럼 가느다란 여린 모습을 하고 있던 대파 모종이 어느 새 튼실한 대파로  자라났고  호박, 오이, 토마토, 고추 모종들이 말 그대로 폭풍성장을 하여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인 한 분이 봄에 박씨 몇 알을 주셨기에 마당에 심어두고 싹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떡잎이 나오고, 떡잎사이에서 본잎(本葉)이 층층이 나오더니 어느새 꼬불꼬불한 덩굴손을 내밀어 장대를 감아 타고 높은 지붕으로 올라가고 있답니다. 아마 곧 하얀 박꽃 화관식(花冠式)이 거행되고 조롱조롱 박이 열려 가을엔 대박을 터뜨리는 이지도 모르겠어요.

자두나무에 홍보석같은 자두도 열렸는데요, 작년 여름에 태풍 볼라벤이 강타하여 뽑힐 뻔 했다가 가지와 나무 몸통이 거의 부러졌던 자두나무에서 새 가지가 돋아나고 꽃이 피더니, 드디어 열매가 맺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어서 그 생명력에 새삼 경외와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어요.

아참, 텃밭 한 쪽에 피어있는 접시꽃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답니다. 재작년엔가 뿌린 꽃씨에서 이듬해에는 하얀 접시꽃만 피었었는데, 올해는 어떤 변이를 일으켰는지 같은 뿌리에서 붉은 접시꽃과  하얀 접시꽃이 피는 줄기가 각각 올라와 고옥의 지붕과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꽃잎 접시가 맺혀 있어요. 하얀 꽃잎 접시엔 순수를 담고 붉은 꽃잎 접시엔 열정을 담아 여름의 성찬을 즐기면 어떨 까 하고 빙그레 웃으며 마음에도 붉고, 하얀 꽃잎 접시를 층층이 쌓아봅니다.

그리고 이웃이 강낭콩을 한 보따리 선물해주셨는데, 한 알 한 알 정말 탐스러운 보석 같아요. 또 보석타령이냐 하시겠지만 나는 그 강낭콩 한 알 한 알이 농부의 보석 같은 땀방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아침 이슬과 한낮의 땀방울이 응결되어 생성된 이 보석에 무슨 이름을 붙여야 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텃밭에는 내가 가꾸지 아니한 풀들도 왕성한 생명력을 다투며 자라고 있습니다. 3년 전엔가 어설픈 텃밭놀이를 처음 시작했을 때, 장마철이 되자 잡초들이 무서운 기세로 자라 완전히 풀숲이 된 텃밭을 보며 놀라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그 왕성한 생명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베어 땅에 덮어주기도 하고 퇴비를 만들어 채소밭의 거름으로 사용합니다. 자연의 유기물을 자양분으로 흡수한 소채(蔬菜)들은 윤기 흐르는 이파리를 키우며 탐스러운 열매를 맺습니다.

이처럼 풀들은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대로 두고 그들이 피워낸 야생화를 감상하기도 합니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새하얀 개망초 꽃무리위로 한 줄기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밤하늘의 은하수가 내려와 낮은 하늘에서 흐르고 있는 느낌이 들며 아름다운 꿈의 나라에 들어선 듯 신비로운 느낌이 들기도 해요. 또한 새벽이슬 머금은 청람 빛 날개를 가진 달개비꽃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청람 빛으로 물들어가곤 하지요.

후끈후끈 무더운 날씨가 이렇듯 경이로운 '열음'을 선물해주는 여름! 게다가 이열치열 문자 그대로 땀 흘려 일한 후의 청량함을 맛볼 수 있는 절기! 시원한 빗줄기에 상쾌해진 마음을 활짝 열어 그대에게 한 줄기 바람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그대는 한여름의 연지에 피어나는 향기로운 한 송이 백련으로 '마음 열음'의 염화미소를 선물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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