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수 노무법인 수 공인노무사
옛날 어떤 노파가 자식을 여럿 두고 있었는데, 자식들이 자기만 의지하고 통 일을 하지 않았다. 노파는 자기가 죽고 나면 자식들의 앞날이 어찌 될지 항상 걱정이었다. 마침내 죽음을 앞두었을 때, 노파는 자식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너희들을 위해 밭 속에다 보물을 묻어 두었으니 파서 쓰거라.”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자식들은 어머니가 묻어 둔 보물을 찾기 위해 열심히 밭을 파기 시작했다. 넓은 밭을 아무리 파도 보물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집 안에 먹을 것은 다 떨어져 갔다. 자식들은 할 수 없이 애써 일군 밭에 곡식을 심어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 곡식이 자라나 열매를 맺었을 때, 자식들은 비로소 깨우쳤다. 보물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힘써서 밭을 일구어 먹을 것을 얻는 행위가 곧 보물이라는 것을. 자식들은 어머니의 깊은 뜻을 깨닫고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짤막한 옛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노동(勞動)은 말 그대로 ‘힘써 움직인다’는 뜻인데 누군간 당신에게 “당신은 노동자입니까?”라고 물어오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도 처음에는 다소 기분이 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도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부지런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절대 다수인 우리는 노동자가 되어 각 산업현장에서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며, 임금을 받아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식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길 바란다.
최근 우리사회는 갑을로 시끄럽다. 우리들 대다수는 노동자이고 슈퍼갑의 행태에 대해 비난과 관심을 가지면서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을에는 별 관심이 없다. 또한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고속도로 하이패스를 이용하면 나무를 살릴 수 있다는 플래카드는 있어도 하이패스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노동자는 설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에는 관심이 없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 시민이 24시간 할인마트를 좋아하면 그 할인마트 노동자들은 24시간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간과한다. 일이란 하루 이틀 하고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꾸준히 이어 가야 하는 나날의 일상이다. 작은 배려와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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