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시인·국악예술원 소리뫼 대표
나는 운명론을 믿는 사람이다. 어떤 신부님은 강론에서 사람은 태아가 생길 때 이미 운명의 길이 정해진다고 한다. 사람이 살면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는 것도 인생 허비요 손실이고, 가지 말아야 하는 길을 가는 것도 인생 허비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깜'이라는 말을 해서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요즘 사람들은 깜이라는 말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어린 시절에는 가끔 들어 본 단어다.
아이들끼리 싸울 때 "깜도 안 되는 것이 달라(대든다)든다" 라면서 깎아 내린 적이 있다. 깜보다 깜냥이라는 말을 썼다. 사전에 보니 “어떤 일을 가늠해보아 해낼만한 능력” 이라고 나왔다. 깜이 안 된다면 아무리 하고 싶은 것도 내려놓아야 한다. 기둥보다 무거운 서까래는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기 마련이다.
한 국가의 입 그것도 대통령을 수행한 사람이 술자리나 하고 여자에 흑심을 품는 부적절한 처세에 너무나 화가 난다. 윤창중 씨가 사고 치니 그 사람 그럴 줄 알았다며 말로 사고 칠 줄 알았는데 몸으로 사고 쳤다고 힐난했다. 그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으로 애당초 그릇은 아니었다. 야당과 국민의 비난의 소리를 들어가며 임명한 대통령의 믿음을 배신한격이다. 국민의 얼굴에 먹칠 했으니 아마 대통령도 후회와 배신감이 더 하였을 것이다.
어떤 일이고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평판도 좋아야 한다. 그 평판도 능력에 속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밥그릇이 아닌 정치에 기웃대다가 본전도 못 찾는 사람들을 보아 왔다. 멀리가지 않더라도 이 정부만 해도 한자리 하려다 남사스런 꼴을 당하고 물러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초대 총리로 내정되었지만 능력보다는 가족사의 평판이 좋지 않아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집만 남기고 물러난 김용준씨, 부동산문제 무기중개상과의 처신 그리고 거짓말 등으로 버티나 간 김병관, 공정거래를 맡아야 할 사람이 공정거래분야에서 기업이익을 대변했던 전력이 문제된 한만수씨는 본업으로 돌아갔다.
청문회에서 자질이 의심되는 처신을 한 윤진숙 해수부장관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그에게 국민과 언론은 그의 능력과 평판을 주시하고 있다.
사람은 대체로 스스로를 과대평가를 한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자신감과 자긍심 이런 것들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탐나는 일이라도 덥석 물기보다는 스스로 강당 할 능력이 되는지 자가 검증 시간을 같을 필요가 있다. 주체파악 즉 깜이 되는지 안 되는지 자가 판단이 필요하다.
얼마 전에 공연차 외국에서 보름동안 머문 적이 있다. 16개국 나라 예술인들과 공유하는 자리여서 행여 우리가 눈살 찌푸리는 일을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그런 식인 줄 알까봐 나라를 대표로 간 단체로써 내심 조심 한 적이 있다.
자신을 제어 하지 못하고 빚어진 이번추태는 사람이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다. 세상은 실력으로만 살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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