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甲에게 사업자금 5,000만원을 빌려주면서 교부받은 차용증에는 乙주식회사 대표이사 甲이 차용하는 것으로 기재하였습니다. 그 후 甲이 돈을 갚지 않아 확인해보니 乙회사는 甲이 설립한 소규모의 회사로서 등기부상 이름만 남아 있을 뿐 직원도 없고 그 회사명의의 재산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甲은 개인명의의 재산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제가 甲을 상대로 위 대여금을 청구하여 甲의 개인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지요?
전완수 변호사
법률상 권리의무의 주체로는 자연인과 법인이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1인 이상이 자본을 주식의 형태로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으로서, 그 본질상 그 회사를 구성하는 자연인과는 별개의 법인격체를 이루며, 회사의 재산은 주주나 이사의 개인재산과는 완전히 분리되고 회사의 채무에 대하여는 회사명의의 재산으로만 책임을 지게 됩니다.
즉, '상법' 제331조는 “주주의 책임은 그가 가진 주식의 인수가액을 한도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법 제331조의 주주유한책임의 원칙은 주주의 의사에 반하여 주식의 인수가액을 초과하는 새로운 부담을 시킬 수 없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주주들의 동의 아래 회사채무를 주주들이 부담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므로, 주주나 이사가 개인적으로 회사채무를 부담키로 한 경우에는 그들에게 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귀하의 경우에는 차용증서상 ‘乙주식회사’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되어 있어 乙회사를 상대로 재판을 하고 판결을 받아 乙회사명의의 재산에 대하여만 강제집행을 할 수 있을 뿐이며, 乙회사의 주주나 대표이사 甲 개인을 상대로는 청구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甲이 乙회사의 재산을 빼돌려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형사적으로는 甲을 횡령죄로 고발할 수 있고, 민사적으로는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식회사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개인기업이나 마찬가지인 가족회사나 실질적으로 1인 회사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와 같은 소규모의 회사의 경우 회사재산과 경영주 개인의 재산이 혼동될 우려가 있으며,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에는 주주 개인의 재산으로는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채권회수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그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하여 판례는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1인 회사의 존재도 인정하고 있으며, 법인격 부인은 불가피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므로, 위 사안에서 귀하가 甲에게 위 대여금을 지급 받기 위해서는 위 회사가 ‘명목상의 회사{형해화(形骸化)된 회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어떤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에는 그 사람의 신용과 자금력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인에게 돈을 빌려줄 경우에는 그 회사의 신용과 자금력이 튼튼한지 또 그 회사가 앞으로 지속되고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만약 그것이 불확실하다면 물적 담보를 설정한다든지 주주 또는 이사 개인으로 하여금 연대보증을 서게 하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안전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