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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 원광대 한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주임교수
5월 가정의 달에 새삼스레 행복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가끔 생각해 보는 삶의 주제일 것이다. 행복을 인간이 추구하는 원초적 본능으로 이해한다면 그에 대한 답이 조금 쉬워질 것 같다. 그럼 온 국민의 행복을 책임진다는 “국민행복시대”에 과연 우리는 행복해 질수 있을 것인가? 가장이 행복하다고 해서 모든 가족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대통령의 행복론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이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서 온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인간 욕구의 정체는 무엇인가? 고대로부터 많은 철학과 종교가 이에 대한 답을 해왔다. 모두 다 타당한 일면이야 있지만 하나의 정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각자의 주관에 따라 기준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행복 우울감 등은 인간 대뇌피질에서 조정하는 감정이고 이러한 것은 뇌의 신경섬유를 통해서 전달되는 신호인 것이다. 최근 국내의 한 뇌 과학 연구소에서 “분노, 슬픔, 우울 등 부정적 감정에 관여하는 신경섬유(ATR)와 기쁨, 웃음, 행복, 사랑, 보상 등 긍정적 감정에 관여하는 3종의 신경섬유(slMFB, imMFB, SPT)를 새롭게 찾아냈다”는 보고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신경섬유를 통하여 행복감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세로토닌이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서 대뇌피질의 예민한 기능을 억제하고 스트레스와 갈등을 줄여 주는 기능을 한다. 화를 가라않게 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함과 생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면 행복의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행복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은 아닌 것 같다. 통계가 보여주는 행복지수도 있다. 2012년도 34개 OECD 국가 중에 대한민국의 행복지수점수를 보자면 32위이다. 물론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서방 선진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등수를 유난히 따지는 우리네 관점에서 보면 부끄러운 성적표일 것이다. GDP 등의 경제적인 가치 뿐 만아니라 삶의 만족도나 미래에 대한 기대, 실업률, 자부심 등 인간 행복의 조건과 삶의 질을 포괄적으로 고려하여 산출된 지표라고 한다. 그러나 사랑, 희망, 공동체의식, 성취감 등 행복의 바탕이 되는 주관적 감정을 객관화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갤럽에서 작년에 발표한 전 세계 148 개국 1,000 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지수 통계도 있다. 행복지수 조사 방법은 잘 쉬었다고 생각하는지, 하루 종일 존중 받는 생활을 하였는지, 많이 웃었는지,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배웠는지, 즐겁다고 자주 느꼈는지의 5가지 질문을 한 뒤 얻은 답을 통해서 순위를 매겼다. 삶의 본질에 관한 질문으로 생각된다. 한국은 97위, 태국은 상위권인 6위였다. 미국과 중국은 공동 33위, 일본은 59위였다. 또한 가장 행복하지 않은 국가로 동남아의 선진국 싱가포르가 선정되었다. 가장 부유한 나라인 카타르도, 평균수명이 가장 긴 일본도, 대학졸업률이 가장 높은 캐나다도 10권 안에 들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로 따져보자면 부끄러운 수준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나 더 심각한 자료를 보자.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매년 실시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에 관한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이다. 이 조사 결과는 '가정의 달'이라고 불리는 5월에 '어린이날'을 기해 매년 발표되는데, 올해에도 역시 설문 결과가 며칠 전 공개되었다.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조사 대상 국가 OECD 23개국에서 23번째다. 꼴찌라는 말이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하게 보이지 않는 다른 통계수치는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황을 정치권도 인식한 모양이다. 그래서 국민행복론이 요즘 국정의 핵심키워드가 되었을 것이다.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이다. 앞의 통계에서 보듯이 돈으로만 해결될 문제도 아닌 것이다. 부와 권력과 명예와 인기 등 부자연스럽고 불필요한 욕구를 한없이 키우고 채운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모든 사람이 1등이 되어야만 만족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에서는 전 국민의 행복 총량이 늘어날 수 가 없지 않겠는가. 행복하지 않은 사회가 건강하고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을 것이다. 자연적이고 필요한 기본적 욕망을 제외하고 욕구의 크기를 절제하고 삶의 평화와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 각자가 존중받는 문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고, 서로 나누며 공감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이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될 것이다. 그래야 “우리나라 좋은 나라”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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