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10-29 오후 04:52:21 전체기사보기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뉴스 > 만나고싶었습니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50년 역사 삼양라면과 함께한 ‘라춘쇠’씨
만나고 싶었습니다-50주년 삼양라면과 함께한 ‘라춘쇠’씨

34년간 다정한 벗 삼양라면…나는 행복한 사람

‘건방진 유통기한 라춘쇠 라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

2010년 정년퇴직 후 촉탁 직원 발탁돼 여전히 익산공장 지켜

“가난 이겨내고 가정 지켜준 영원한 친구 삼양식품 발전하길”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3년 04월 11일(목) 17:09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삼양라면은 50주년을 맞아 '라춘쇠 라면'을 만들어 사은행사를 펼치고 있다.

 

‘라춘쇠 라면.’

위키백과 사전에도 올라 있는 단어다.

‘라춘쇠 라면’은 2005년 9월 '건방진 유통기한'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끈 삼양라면 포장지다.

한 네티즌이 '이상한 유통기한'이라며 올린 포장지 사진에서 시작됐다. 거기에는 '2005년 10.03까지다 라춘쇠'라고 쓰여 있었는데, 순식간에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알고 보니, '다'자가 붙은 것은 제조 장소인 익산공장이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라춘쇠’라는 이름이 실제로 일하던 직원 이름이었다는 것이다.

그게 알려지자 한때 라춘쇠 라면 모으기 열풍이 불기도 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30년 일했는데 대리는 너무하다며 승진시켜달라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2006년엔 봉지에 ‘라춘쇠’라 적힌 과자가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뽀빠이와 짱구에도 등장,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라춘쇠 씨가 라면 생산라인은 물론 뽀빠이 등 스낵류 생산라인도 관리하고 있어 포장지에 찍힌 것. ‘라춘쇠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생산라인 책임이 늘어나 생긴 일이다.

당시 인터넷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네티즌 청원’ 코너에서 “30년 가까운 근속에 직급이 ‘대리’인 것은 너무하다”며 승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삼양식품은 "생산직군의 직위체계는 사무직과 다르다"며 "라 씨의 위치는 라인을 책임지는 '생산기장'에 해당 한다"고 네티즌들을 달랬다.

누리꾼들이 제기한 '보너스'나 '승진' 등의 구체적인 보상(?)은 없지만, 회사 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 일대 대사건이었다. 

50주년 기념 라춘쇠 라면 한정판.

 

그때 그 사건(?)후 8년이 지났다.

여전히 ‘라춘쇠’ 씨는 삼양식품 익산공장(공장장 최근택)에 있었다. 올해 환갑을 맞은 나이지만 젊은 청년 못지않게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다. 2010년 정년퇴임을 하고 촉탁으로 일하고 있는 직원이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과 힘이 넘쳐났다.

라 씨는 “아직 청년이다. 앞으로 10년은 문제없이 일할 자신이 있다. 30여년 넘게 정든 삼양식품 익산공장을 쉽게 떠날 수 없어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삼양라면이 국민들께 사랑받고 더욱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양라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은 지긋 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소중한 가정을 지켜준 ‘직장’이기 때문이다.

김제가 고향인 라 씨가 삼양식품 익산공장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79년. 군대를 막 제대한 27살 무렵이다. 올해로 34년째 근무하는 셈이다. 당시 외사촌 형님 소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밀가루 반죽부터 포장 작업 등 숱한 생산라인을 거쳤다. 주야간 1주씩 교대 근무도 힘든 줄 모르고 일에 매달렸다. 지금은 생산직 중 두 번째 고참이다. 생산직 최고 영예인 ‘기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라 씨에게 삼양라면은 인생의 전부이기도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라 씨는 삼양라면을 다니며 가족 생계를 책임졌다. 얼마 안 되는 봉급으로 집안 살림을 꾸리고 동생들을 가르쳤다. 남동생 2명과 여동생 1명을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시켜 번듯한 사회인으로 키웠다.

서른 살에 이금자 씨(54)와 백년가약을 맺은 라 씨는 딸만 셋을 뒀다. 희경 씨(31)는 삼성전자에 다니고, 호경 씨(29) 는시집을 갔다. 막내 은경 씨(26)는 오산 LG전자에 다닌다.

라 씨는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아이들 잘 키우고 가정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삼양라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인 삼양식품 회사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라 씨는 삼양라면 익산공장이 마치 집 같고, 동료 사원은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34년간 근무하며 정이 듬뿍 들었다. ‘라춘쇠 라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을 당시 여기저기서 다른 곳으로 옮겨보라는 제안도 받았지만 일언지하 거절했다.

2005년 ‘라춘쇠 라면’ 사건(?)에 대해 라 씨는 “보람도 느꼈지만 우선 부모님에게 감사했다. 부모님이 이름을 특이하게 지어줘 인터넷에도 오르고, 전국 유명 인사가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라춘쇠 라면이 뜨면서 동료들한테도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만나는 사람마다 “대단하다”며 격려를 받았다. 회사로 전화가 빗발치고, 매스컴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은 “야! 춘쇠야 축하한다”며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에는 간호사들이 “오! 지금도 근무하네요”라며 반갑게 맞아준 적도 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름을 안겨준 아버지는 작고했고, 어머니 이존빈 씨(84)는 미국에 사는 여동생 집에 머물고 있다.

익산공장 최근택 공장장(오른쪽)과 함께 기념촬영.

 

올 8월이면 촉탁 근무가 만료되는 라 씨는 200여 명의 생산라인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정성껏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선사하는 게 생산자들의 임무라고 했다.

34년 삼양라면과 함께 한 라춘쇠 씨. 이젠 물릴만도 한데 지금도 간식타임 때 회사 식당에 가면 “라면 좀 더 달라”고 조른다. 양보다 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물씬 묻어나는 대목이다. 바로 장인정신이라고 라 씨는 말했다.

라 씨는 “한창 일 할 나이인데 조금 있으면 그만둔다는 생각에 걱정이 태산 같다. 그동안 회사의 배려로 그나마 3년을 더 다녔는데…. 아침에 눈 뜨면 나갈 때가 있다는 게 중요한데 좀 서운하다. 아이들 눈치 보기도 그렇고. 다시 한 번 회사에서 기회를 주면 정말 신명나게 일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2005년 라춘쇠 라면

 

기장인데 '거장'으로 보인다.

 

라춘쇠 라면 한정판.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 Copyrights ⓒ익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이 대통령, 익산 왕궁초 운동회 방..
코스트코 상생안 합의 이끌어낸 김..
최강욱 "김민석 총선 익산 출마땐 ..
천만송이 국화 축제 열기 익산 도심..
미륵사지 사찰 복원 추진위 본격 출..
익산 다이로움, 더 많은 시민에 고..
익산시, 아침 10분 친절…시민 감동..
신동 대학로, 청년 문화 다시 꽃 피..
㈜진산테크윈, 청소년 위한 장학금 ..
익산고, 2027학년도 신입생 입학설..
최신뉴스
소비자교육중앙회 익산지회, 정성 ..  
최정호 시장 국회로…국가예산 증..  
북익산노인복지센터, 노인일자리 ..  
익산 다이로움 한도 축소 둘러싼 ..  
익산시의회, 도심 유해조류 피해 ..  
익산시청 공무원들, 투병 동료 위..  
익산 향토기업 ㈜개성토건, 이웃사..  
익산시 소통행정, 대한민국 SNS대..  
이리남초등학교, 전교생 1인 1동시..  
식품진흥원, 대국민 안전문화 확산..  
최강욱 "김민석 총선 익산 출마땐 ..  
민선 9기 익산 시정, 시민과의 약..  
손태희 장학금 올해 246명 3억6천..  
원광대학교병원, 지역 필수의료 지..  
천만송이 국화 축제 열기 익산 도..  
인사말 연혁 편집규약 윤리실천요강 광고판매윤리강령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익산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3-81-34955/ 주소: 전북 익산시 인북로 190-1(남중동) / 발행인.편집인: 박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종규
mail: ikpress@naver.com / Tel: 063-841-1221 / Fax : 063-856-2625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1187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