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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귀농·귀촌과 전원생활을 꿈꾸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귀농·귀촌은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막연히 가고 싶어 하는 곳 중의 하나가 도농 복합도시로 유명한 익산이다. 익산은 자연재해가 비교적 적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저렴한 땅값으로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귀농 대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익산시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기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경제적 지원이 돋보인다.
우선 귀농에 나서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창업자금과 주택구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귀농창업자금은 2억 원 한도로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이율은 3%로 저렴하다. 주택자금도 4천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농가주택수리비를 가구당 5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하며, 귀농인들의 소규모시설 즉 저온창고나 농기계 구입 등 생산기반사업에도 귀농인당 1천500만원까지 보조하고 있다.
이밖에 귀농 현장 실습비를 5개월 동안 매월 80만원씩 지원하고, 귀농인을 교육시키는 선도농가에도 5개월간 매월 4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귀농지원정책에 따라 익산시에는 2009년 귀농정책자금을 지원받는 귀농인이 8명 2억 원에 이어 2010년 11명 4억 원, 2011년 20명 10억 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귀농가구도 2009년 17가구였지만 2011년 20가구, 2012년 68가구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익산시귀농귀촌연합회(회장 이환철)가 창립되면서 많은 귀농인들이 다양한 지원정책에 대한 교육을 받고 귀농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효자 장미부부 부농 꿈 모락모락
익산시 왕궁면 흥암리에 가면 누구하고도 비교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행복 만들기, 희망 만들기에 빠져 사는 귀농 6년차 정병두(46)․김진선(41) 부부를 만날 수 있다.
왕궁면 소재지에서 좁지만, 정감 넘치는 농로 길을 따라 한없이 들어 가다보면 장미부부가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삶의 터전이 나온다.
야트막한 언덕 밑에 자리한 부부의 보금자리는 정취가 물씬 배어나고 평화롭다. 남편인 정병두 씨가 청년시절까지 형제들과 함께 살았던 바로 그 집이다.
널따란 마당을 품고 있는 그림 같은 집에서 눈길을 돌리면 부부의 일터가 눈에 들어온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온실(하우스)은 마치 바다를 보는 듯하다. 5억 3천만 원을 들여 만든 1천600평 규모의 자동화 온실이다. 축구장 두 배 크기의 온실엔 부부가 돌보는 장미 3만주가 자라고 있다.
장미는 화이트젠과 피치젠, 더블리리디아 등 3종류다. 농업회사법인인 (주)로즈피아를 통해 전량 일본과 러시아에 수출한다.
2008년 낡은 비닐온실을 인수해 화훼에 첫 발을 내딛었다. 첫해엔 프리지아 재배로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 첨단 자동화온실을 준공했다. 그리고 그 해 10월 첫 장미 출하의 기쁨을 맛봤다. 5년째 알토란같은 수입을 올리는 효자작물이다. 연 매출은 2억2천만 원 정도. 맞벌이 부부시절보다 훨씬 많은 소득인 셈이다.
#심장수술 어머니 봉양위해 귀농 결심
장미부부는 사실 2001년 귀농했다. 심장수술을 받은 어머니(윤복술 씨․82)를 돌보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들어왔다. 고향에서 바로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다. 남편 정병두 씨는 자동차 부품회사에, 부인 김진선 씨는 건설회사에 다녔다.
그러길 3년. 아버지마저 암에 걸려 둘 중 하나는 병 수발을 해야만 했다. 먼저 회사를 그만두고 농사에 뛰어든 것은 부인 김진선 씨. 집 앞 프리지아 하우스를 인수해 화훼농사에 본격 돌입했다.
도시에서만 살다가 힘든 농사일을 처음 접한 김진선 씨에겐 다소 버거운 일이었다. 급기야 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남편 정병두 씨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 올 때까지 집 앞에서 울고 있기 일쑤였다. 정병두 씨는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과감히 회사에 사표를 내고 귀농을 결심했다.
부부는 2년간 프리지아에 매달렸다. 하지만 프리지아는 단점이 너무 많았다. 1년 1모작이다 보니 자금회전이 전혀 안 됐다. 꽃 시즌이 벗어나면 현상 유지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장미다.
시즌을 탈피하고 연중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년 365일 수출하기에 안정적 판로를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2010년 탄생한 것이 장미부부의 삶의 터전인 ‘로즈밸리’다.
#길거리 행상으로 첫 위기 넘겨
귀농 6년차인 이들 부부가 처음부터 희망가를 부른 것은 아니다. 장미온실을 짓고 그 다음해인 2011년 일본 열도에서 쓰나미가 터지면서 장미 수출이 뚝 떨어진 것. 출하시기를 놓친 장미는 시들어가고, 엄청난 난방비는 고스란히 부부 차지였다.
그렇다고 내수시장에 풀자니 상도의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부는 길거리로 나갔다. 농기계 박람회장과 전북도청, 농림부, 벚꽃축제장 등 행사장과 관공서를 돌며 장미를 팔았다.
난방비는 고사하고 꽃만이라도 소비하자는 취지에 나선 길거리 행상으로 첫 위기를 넘긴 부부는 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치고 다시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맸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이들 부부는 장미 재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했다. 깜깜한 밤길을 뚫고 매일같이 낯선 광주에 있는 장미 온실을 들락날락하며 기술을 몰래 습득했다. 아무리 물어보아도 두루뭉술하게 알려줘 부부는 마지막으로 ‘야행’을 선택했다.
부부는 야간 잠행 길에서 ‘온도와 습도 관리’ 등을 체크했다. 또 비배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전정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수첩에 빼곡히 적었다.
이 같은 열정은 고스란히 교육에도 연결됐다. 이들 부부는 화훼교육이 열리면 바쁜 와중에도 서울도 마다하지 않고 다녀온다. 필요한 교육은 (주)로즈피아에 요청해 전문가를 초빙하기도 한다.
장미 재배가 안정적 궤도에 들어선 요즘 정병두 씨는 농업의 6차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군장대 농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한데 이어 마이스터 대학에서 2년 동안 공부하고 있다.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고 있는 셈이다.
#안정적 물량 확보 위한 단지 조성 시급
이들 부부는 일본 수출 물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선 ‘장미 단지화’ 조성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수출 물량은 일본 장미 전체 소비량의 3%에 불과하다. 그것도 경매로 이루어져 제값을 못 받기 일쑤다. 때문에 수의계약으로 거래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생산량과 고품질을 유지해야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 맞출 수 있다. 앞으로 3%가 아니라 10~20% 아니 그 이상의 수출을 하면 안 되느냐고 부부는 반문한다.
수의계약으로 갈려면 가장 시급한 게 안정적인 물량 확보. 그래서 이들 부부는 고품질 대량생산이 가능한 규모화, 조직화, 시설 첨단화 등의 조건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장미 단지화’를 꿈꾸고 있다. 모든 환경조건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첨단 현대화 시설을 갖춘 온실을 조성해 일본 꽃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이들 부부의 야무진 포부다.
정병두 씨는 또 다른 꿈을 품고 있다. 농민자녀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이다. 젊은 인력이 도시로 나가는 걸 막고 살맛나는 농촌을 건설하기 위해선 교육 인프라 구성이 가장 절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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