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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자율로 아이들을 춤추게 하자!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3년 04월 01일(월)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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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근 전북도의원

김연근 전북도의원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을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우리는 의식도 못 한 채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걸….”
<네모난 세상>이라는 노래의 가사다. 네모는 획일화를 상징하는 말이다. 원래부터 세상이 네모난 것은 아니었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학년이 올라가고 학습이 거듭될수록 네모난 모습에 익숙해지고, 급기야 네모난 세상을 의식도 못한 채 그냥 숨만 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풍자적 노래다.
이 노랫말처럼 애초에 갖고 있던 창의성을 잃어버린 채 어른들이 만든 세계의 부속품이 되어서 어른들이 만든 규칙과 프로그램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 거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곳이 학교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말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운다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의 머릿속을 네모나게 만들어버리니 말이다. 어떤 이들은 그것이 바로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고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른들이 만든 프로그램에 강제적으로 순응된 사고를 가진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헤쳐 나갈 능력과 창조성을 가질 수 있을까?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를 자율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율을 허락하면 아이들은 기꺼이 규칙 제정자가 되어 그들이 만든 규칙을 준수하게 된다.
“네 가지 교복을 골라 입게 했더니 조회시간 운동장이 온통 코스모스 꽃밭 같다”다는 학교가 있다. 학교건물 유리창 색을 노랑과 하늘색으로 바꾸자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 아이들이 꾸려가는 학교. 학생 스스로 생활규칙 만들어 학생회 구성도 활발하게 하고 학생 자치활동이 늘어나 서로 대화하다보니 폭력도 현저히 줄었다는 학교. 학생 스스로 바른말 고운 말, 줄서기, 금연 등의 캠페인을 벌인다는 학교. 스스로 영자신문을 발간하고 외국 학생과 편지교류를 주도해 영어를 생활화하는 방법을 찾아낸 학교. 학교수업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함께 이끌고 가기 위해 그룹 스터디로 수학을 공부한다는 학교. 이러한 학교가 하나씩 생겨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할 때 기대 이상의 믿음으로 어른에게 보답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 지역에도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는 것은 참 신나고 고무적인 일이다. 익산중학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익산중학교는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할 때 학급회의와 전교학생회의를 열고,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학칙을 공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학칙에는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가 없었다. 올해 처음 시도하면서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자율권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교장?교감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은 일단 학생을 믿고 기다리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아이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그랬더니 학생회에서 스스로 복장 용의규정을 만들어왔다. “파마와 염색을 하지 않고, 두발의 길이와 모양은 자유지만, 남학생 앞머리는 눈을 덮지 않도록 하고 옆머리는 귀를 덮지 않는다. 그리고 여학생의 머리는 어깨를 넘을 경우 묶도록 한다.”, “교복의 원형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은 금한다. 단, 핏(fit)이 살 수 있을 정도는 허가해 주세요. 너무 많이 줄이는 것은 학생회에서 단속하겠습니다.” “신입생들 하복 맞출 때 스타일 좀 살게 신경써주세요”라는 건의사항 정도가 제출되었다. 이 정도의 깜찍 발랄한 사고라면 학생들에게 맡겨도 충분하지 않을까? 여기에 더해 익산중학교는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입생 교복은 하복부터 착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자율과 인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자율이 없다면 인권도 없고 인권이 없다면 자율도 죽는다. 익산중학교는 학생들이 자율성의 원리를 몸소 실천하도록 하여 이를 통해 학생들의 인권을 실현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권의 가치를 교육현장을 통해 일깨우고, 그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주자는 ‘학생인권조례’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학생들이 인성과 덕성을 갖추는 것은 지시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율성을 발휘했을 때 지속가능하다. 최근 들어 강조되는 인성교육은 학생 각자가 스스로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이를 실천해 나가도록 돕는 과정에서 성취된다. 인격을 완성시켜 나가는 일은 최종적으로 본인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당면한 여러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해보도록 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네모의 세상’에서 학생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변인이 아닌 주체자로서 자신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당당하게 도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삶의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실천기준을 준비하는 방법과 시기를 갖도록 해야 한다. 고기를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험난한 세상과 부딪혀 난관을 극복해나갈 수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실천되는 곳, 아이들의 창의력과 감수성이 살아나는 곳, 신뢰와 자율성으로 아이들을 춤추게 하는 교육현장. 이렇게 살아있는 교육을 실천하는 익산중학교에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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