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상 원광대 문예창작과 강사
사람들은 누구나 이야기를 하거나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기본적인 소통의 형식이 바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 형식을 갖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storyteller)이며, 이야기를 듣는 독자는 자기 나름의 또 다른 이야기 만들거나 그 의미를 찾아내는 새로운 이야기꾼이 된다. 우리는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통해서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된다. 『천일야화』의 왕과 세헤라자데는 이야기와 이야기꾼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왕은 왕비의 부정에 충격을 받고 매일 밤 함께 한 처녀를 죽였는데 세헤라자데는 죽음에서 벗어나게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왕도 흥미롭고, 달콤하고, 에로틱하고, 자극적인 세헤라자데의 매혹적인 이야기에는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말을 듣고 싶다는 욕망이 생길 정도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이기에 왕은 그녀는 죽일 수 없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으며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똑같은 이야기일지라도 어떻게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움을 갖게 한다는 것을 세헤라자데는 알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 호롱불 아래서 들었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 영화·드라마·개그프로그램에 등장한 인물이나 사물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은 오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수많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눈으로 직접보거나 경험에 의해서 느껴지는 현실 체험이 아니라 이야기 속의 보이지 않는 경험은 또 다른 지혜가 되는 것이다.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미니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이 다녀온 맛 집이나 여행지의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만의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야기꾼 즉 스토리텔러가 되는 것이다. 지역문화콘텐츠도 마찬가지이다. 문화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바로 흥미와 감동, 재미를 주는 스토리텔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별 혹은 단체별로 창의력과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한 참신한 스토리텔링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지역 익산도 사리장엄 이야기, 4색 종교이야기, 익산보석이야기, 함라마을과 3부잣집 이야기, 연동리 석불좌상이야기,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 두동교회 이야기, 고도리 석불입상이야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다. 독창적인 스토리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재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스토리텔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 내의 스토리에만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스토리의 소재를 바탕으로 모두가 공감하고 감동 받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문화시대, 문화전쟁’이라고 부르는 지금, 문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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