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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호원대 한국어학당강사
우리말은 남을 존경하거나 자기를 낮추어 말하는 언어예절인 경어법이 발달한 언어이다. 우리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우리말 문장을 듣고 옳고 그름을 판정하는 능력이 있지만 경어법을 사용하는 능력은 가정 교육이나 학교 교육을 통해서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경어법은 남을 높이는 존대법과 상대를 높이기 위해 자기를 낮추는 겸양법, 나에게는 높은 분이라도 그분보다 더 높은 분 앞에서는 그분을 높여 말하지 못하는 압존법이 있다. 그 중 압존법은 전통사회에서는 잘 지켜졌으나 현재는 압존법에 얽매이지 않고 좀더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할머니, 엄마께서는 주무세요.--→ 할머니, 엄마는 자요. 아버지, 형님이 내일 떠나십니다.--→ 아버지, 형이 내일 떠납니다. 할아버지, 고모께서 가셨어요.--→ 할아버지, 고모가 갔어요. 할아버지 고모가 가셨어요.
ㄱ) 어머니: 철수야, 할아버지께 과일 좀 갖다 드려라 철 수: 어머니, (할아버지께 과일을) 갖다 드렸습니다.
ㄴ) 할머니: 철수야, 신문을 애비에게 갖다 주어라. 철 수: 할머니, 아버지에게 신문을 갖다 주었어요.
ㄱ)은 할아버지가 가장 큰 어른이기 때문에 손자의 행동에 ‘드리다’를 사용한 것이다. ㄴ)에서는 자기 아들이 손자보다는 어른일지라도 자기보다는 손아래이므로 ‘주다’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부모는 높여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통적인 예절에서는 윗분 앞에서는 부모를 높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부모보다 윗분 앞에서도 부모를 높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어서 이를 허용하게 되었다.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했어요(하셨어요). 둘다 옳다. 남편을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말할 때, 상대의 신분을 확인하기 전에는 서술어에 -시-를 넣어 말하고 상대가 남편의 친구나 상사인 경우 -시-를 넣지 않고 말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상대를 높이거나 나를 낮춤으로써 상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잘못된 경어법은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불쾌하게 할 수도 있다. 바른 인사예절과 상황에 맞는 언어예절로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과의 만남을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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