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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호원대 한국어교육원 한국어 강사
가: 이번 휴가는 어떻게 보낼 거야? 나: 글쎄, 한 며칠/몇 일 제주도에 다녀올까 생각 중이야. 가: 그래? 며칟날/며칠날부터 휴간데? 나: 담담 주 목요일부터일 거야. 가: 그러게 그게 며칠/몇 일이냐고? 몇 월 몇 일/며칠! 나: 그런데 왜 그렇게 내 휴가일에 관심이 많아? 가: 아니, 날짜가 비슷하면 따라갈까 하고. 그래도 될까?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말도 글자로 쓰려면 맞춤법은 맞는지 띄어쓰기는 정확한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곤 한다. ‘며칠’과 ‘몇 일’도 그 중의 하나이다. ‘며칠’이라고 쓸 지 ‘몇 일’이라고 쓸 지 고민해 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해의 몇째 달’을 가리키는 ‘몇 월’과 비교한다면 ‘몇 일’이라고 쓰는 것이 옳을 것 같은데 ‘며칠’이라고도 쓰고 있으니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그달의 몇째 날’과 ‘몇 날’ 또는 ‘얼마 동안의 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굳이 둘을 구분하여 써야 할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며칠은 역사적으로 ‘몇 日’에서 온 것이 아니고 ‘몇’에 ‘이틀, 사?(사흘), 나?(나흘)’ 등에 붙는 날짜접미사 ‘?’이 붙은 ‘몇+?’에서 온 것으로 ‘며?>며츨>며칠’이 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글맞춤법에서는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하여 원형을 밝혀 적지 아니한다고 하였다(한글맞춤법 제27항 붙임2 참고). 그렇다면 ‘며칠’이 옳다는 것인가? 그런데 ‘몇 月 몇 日’과 같이 한자어로 쓰일 때가 있어서 ‘몇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가 어렵다. ‘몇 월’과 같은 유사한 형태로 ‘몇’을 밝혀 ‘몇 일’로 쓰려면 발음 규칙도 유사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몇 월’을 [멷 월>며둴]로 발음하는 것처럼 ‘몇 일’도 [멷 일>며딜]로 ‘몇’과 ‘일’을 독립적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발음은 [며칠]이며 [며딜]로 발음하는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며칠’로 굳어진 단어인 것이다. 따라서 모두 ‘며칠’이라고 써야 옳다. 현행 한글맞춤법에는 ‘몇 일’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달의 몇째 날’ 또는 ‘몇 날’의 의미를 나타내려면 반드시 ‘며칠’로 써야 한다. 그렇다면 ‘며칟날’과 ‘며칠날’은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바로 ‘며칟날’이 옳은 표기이다. ‘며칟날’은 ‘며칠’과 ‘날’이 합해진 말이다. 형태를 살려 ‘며칠날’이라고 써야 할 것도 같다. 그러나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로 적는다(한글맞춤법 제29항 참고)는 규정에 따라 ‘며칟날’로 적어야 한다. ‘이틀+날’은 ‘이튿날’로 ‘술+가락’은 ‘숟가락’으로, ‘삼질+날’은 ‘삼짇날’ 등으로 적는 것도 모두 같은 규정이 적용된 예이다. 따라서 ‘몇 일’과 ‘며칠날’은 잊고 ‘며칠’, ‘며칟날’로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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