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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철 전북도의회 부의장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그렇듯 새해에는 새로운 다짐과 희망을 품게 된다. 새해가 새로운 한 해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도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전환이 아니라 이렇듯 새로운 설계를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의 안녕과 개인이 속한 지역의 발전도 새로운 희망이 필요하다. 전라북도는 그간 고질적인 지역차별과 소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라북도 하면 ‘낙후’와 ‘정체’라는 말이 연상되는 것도 전혀 의아한 일이 아니었다. 호남과 제주까지를 모두 관할하던 과거의 영화는 박물관의 기록으로 그저 향수의 대상일 뿐이었다. 낙후와 정체, 소외 등 지역발전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과 친숙해져 있다 보니 지역발전 전략도 국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굵직한 공약사업을 발굴해서 국정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필사의 노력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껏 국가에 의존하는 지역발전 전략이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성공을 누려본 적은 없다. 대선후보들만 하더라도 낙후된 전북의 현실을 잘 아는 터라 전북지역에 찍혀 있는 낙후와 소외라는 낙인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에 급급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 집단은 정치력 부족이나 전략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를 지적한다. 이번 대선정국에서 전북이 제시한 대선공약사업이 지나치게 새만금사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가장 대표적이다. 십분 공감할 수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좋은 전략을 가지고 멋진 그림을 그리는 것과 실제 주어질 성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정치력 부족은 그 자체로 현실이니 지금 당장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전라북도의 정치적 역량이 중앙에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만큼 강해진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수십 년 동안 고착되어온 ‘저쪽’의 정치적 아성이 쉽게 깨지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카드는 무엇일까. 몇 가지 답을 구할 수 있겠지만 필자의 소견으로는 이른바 ‘내재적 발전 동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 지역만이 특화시킬 수 있는 것을 제반 분야에서 선별해 내어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관광분야를 예로 든다면, 전국적으로 관광(단)지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지자체들 틈에 끼여서 유사한 방식으로 쫓아가려고 하는 것은 백전필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민자 유치 실적이 전국적으로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남들 다하는 관광지 개발에 목을 맨다면 우리가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훌륭한 농도(農道)로서의 자원만 제대로 활용해도 당장 휘황찬란한 성과는 아니더라도 지속가능한 관광명소의 위상을 차지할 수 있고, 우리 지역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먹거리 문화를 산업화하고 관광자원화 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다. 최고의 복지사업인 일자리창출 역시 타 지자체처럼 대기업 중심의 기업유치 전략을 구사한다면 애꿎은 납세자들의 주머니만 터는 격이다. 다른 지역보다 과감하게 내세울 인센티브나 특화된 장점이 없는 마당에 무조건 대기업 유치한다고 하면 들어줄 이가 얼마나 있을까. 대기업보다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중소기업 유치에 관심을 두거나 기왕에 도내에서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는 향토기업이 역외로 이전하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더욱 실현가능한 대안이다. 계사년 뱀띠 해. 뱀은 보통 징그러운 동물로만 알려져 있지만 지혜로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가 목을 매는 지역발전이라는 키워드를 한 걸음 떨어져서 관조함으로써 그 전략을 객관적으로 구상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내재적 발전 동력에 주목하는 일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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