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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호원대 한국어교육원 한국어강사
이번 설날 연휴는 토요일 날부터 시작해요. 줄넘기 시험이 있는데 연습을 언제 할는지 모르겠어요. 백두산과 한라산까지, 우리나라는 삼천리금수강산이에요. 경주는 신라의 수도였어. 벽을 뚫는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아파요. 이번 생일에 인라인스케이트를 선물로 받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치킨라이스 요리법을 다운로드 받았어.
위의 문장들을 소리 나는 대로 읽어 보자. 읽다 보면 무엇을 알아보기 위한 읽기 자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유음화 현상을 일으키는 /ㄴ-ㄹ/, /ㄹ-ㄴ/ 연쇄의 단어 발음에 대해 조사하기 위한 자료이다. 유음화는 /ㄴ/의 앞이나 뒤에 /ㄹ/가 오는 경우에 /ㄴ/가 유음[ㄹ]로 발음되는 현상인데 초·중등학생은 물론 고등학생까지도 자주 오류를 범하는 음운 현상 중의 하나이다. 위의 문장들은 몇 년 전에 익산 지역 초·중등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자료 중 일부이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각 학년 10명씩 80명과 한국에 1년 이상 유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20명, 3, 40대 일반인 20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위의 문장을 포함하여 총 40문장 안에 유음화 현상이 일어나는 단어 54개가 포함되어 있었다. 분석 결과 나이가 어릴수록 오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과정에서 유음화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6학년 이후의 학생들도 틀리게 발음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학년의 경우는 맞춤법과 발음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해 애써 표기대로 발음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였다. 자녀 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3, 40대 일반인의 경우 외래어, 외국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오류를 보이지 않았다. /ㄴ-ㄹ/, /ㄹ-ㄴ/를 표기대로 발음하는 것은 어렵다. /ㄴ/과 /ㄹ/의 발음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발음의 편의를 위해 이들은 /ㄹ-ㄹ/로 발음한다. 예외적으로 ‘임진난, 생산량, 상견례, 입원료’ 등과 같이 /ㄴ-ㄴ/으로 발음하거나 /ㄹ-ㄹ/, /ㄴ-ㄴ/가 함께 발음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외래어, 외국어의 경우는 /ㄴ-ㄴ/으로 읽어야 한다. <표준발음법>에 의한 정확한 발음은 아래와 같다.
[설랄] [토요일랄] [줄럼끼] [할른지] [할라산] [삼철리] [실라] [뚤른] [인나인스케이트] [치킨나이스] [다운노드]
관심을 기울이면 잘못된 발음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특히 자녀들이 혀 짧은 소리처럼 내는 어색한 발음은 올바른 발음보다 훨씬 더 많이 들릴 것이다. 우리는 한국어의 모국어 화자로서 단순히 국어를 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아가 우리말을 잘해야 한다. 우리말을 잘한다는 것은 표준 발음으로 정확하게 발음하고 표준어를 잘 구사하는 것을 말한다. 표준 발음은 표준어가 지향하는 발음, 의사소통을 위한 발음으로 언중인 국민의 언어 행위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규범화된 발음이며 이와 같은 성격의 표준 발음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이 <표준 발음법>이다. 의사소통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무심코 듣고 넘겼던 발음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자. 저학년 자녀들은 칭찬과 격려로, 고학년 자녀들은 원리를 이해하고 즐기며 발음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언어생활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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