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근 전북도의원
우리는 동거정부에 살고 있다. 한 지붕 다세대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분점현상은 민선 교육감 선출 이후 더욱 광범위해졌다. 지방교육의 스펙트럼은 확대되었고, 지방교육은 거버넌스적 시각을 요하게 되었다. 교육감과 도지사, 도지사와 시장·군수, 단체장과 의회의 분점(divided)이 극명한 시대에 다행히도 우리지역은 정책 가치와 이념적 성향 때문에 서울시나 경기도의 무상급식 전쟁 같은 큰 혼란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조용할 것 같은 전라북도 교육 사업에 있어서도 교육청과 지자체 서로의 영역과 주권을 두고 잦은 신경전이나 남모르는 전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돈은 지원하되 관여는 막혀 있어 협력에 떨떠름한 입장이다. 실제 교육사업의 대부분은 지자체가 교육청을 지원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사업구상이나 집행에도 많이 참여하는 추세여서 사업주체간 역할이 모호할 때도 있고, 지자체는 협력방식이라는 제스처를 취하지만, 교육청은 협약의 객체로서 지원을 요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갈등이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 지자체에서는 “돈은 우리가 부담하니 지자체가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교육청은 “교육은 교육청이 주체이니 지자체는 돈만 내면 된다.”라는 식인 것이다. 이렇게 사업 발굴주체나 재원 분담비중, 운영 방법이나 영역 등을 두고 일어나는 불협화음으로 중복 추진되는 사업들이 상당 수 있다. 우리와 같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최근 교육복지나 학생복지적 시각에서 추진되는 교육사업의 경우 교육청 가용재원 500억 원(총 재원의 2.1%)의 시너지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 동안 다양한 교육수요자의 참여나 요구는 교육사업 결정에 반영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는 지역교육의 가장 큰 현안 임에도 다양한 논의로 공론화를 통해 해결하기 보다는 교육계에 국한하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전북교육이 단위 학교 지원에 그치는 기능에 국한돼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자체 혁신을 위한 역량개발에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이 변했다. 2004년 지방분권특별법 제정으로 교육청과 지자체 연계협력을 위한 인프라가 형성되었고, 2006년 교육관련 전담부서가 구성되면서 시?군 교육청별로 교육협력을 위한 교육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시?군청에서 재정적 지원이 늘어나는 시기를 거쳐 이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 교육협력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전라북도의 교육협력을 위한 시스템은 아직도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행정협의회 구성 근거를 명시하고 있지만 도청과 교육청간 만남은 지극히 형식적이다. 시·군과 지역교육청 간의 협의회는 구성조차 되지 않는 등 교육현안에 대한 의사소통 네트워크는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도청과 교육청은 형식적으로 만나고 일이 끝나면 서로의 불만과 불평을 말하며 헤어진다. 이것이 우리 교육협력의 단적인 모습이다. 교육은 정부, 자치단체, 교육청, 의회, 교육자,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등 다양한 집단이 공동체를 구성하여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분야이다. 지방교육을 위해서라면 무엇보다도 지자체와 교육청의 진정한 교육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시민의 삶에 있어서 주거 다음으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라는 관점에서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공통의 인식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에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협력’이라는 말에는 서로 다름의 뜻이 숨어있다. 이질성의 행복한 동거를 위해 과정에 있어 요란스러운 논의는 바람직하다. 51%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한 정책과 사업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협력을 위한 활발한 공론과정은 대안을 정교하게 하고, 예산을 절감시킬 수 있으며, 정책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해에는 전라북도 교육정책을 두고 요란스러운 과정을 거친 교육협력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왜냐하면 시민의 삶의 질을 높히는 교육협력을 시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