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미혼의 직장여성으로 회사에서 잔무를 처리하던 중 직장 상사甲이 강제로 욕을 보이려는 것을 겨우 방어하였습니다. 저는 심한 모욕감을 느껴 고소하려 하였으나 직장상사가 반 협박조로 화해를 종용하였고 저도 직장을 계속 다닐 수밖에 없어 조건 없이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甲은 합의서를 받자마자 저를 비웃고 다니는데, 이 경우 제가 합의서를 써준 사실만으로 위 강간미수행위에 대한 고소권을 포기한 것으로 되어 甲을 고소할 수 없게 된 것인지요?
전완수 변호사
고소라 함은 범죄의 피해자 등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의사표시로서 위 사안과 같은 강간미수는 친고죄이고 이러한 친고죄에 있어서는 고소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고(형법 제306조), 일단 고소를 하였더라도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고소를 취소하면 공소기각판결이 내려져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27조 제5호). 우선 위 사안에 있어서 귀하가 甲에게 합의서를 작성해준 것이 과연 고소의 포기로 보아 고소할 수 없는지 문제됩니다. 고소의 사전포기와 관련된 판례는, 피해자의 고소권은 형사소송법상 부여된 권리로서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의 존재는 공소의 제기를 유효하게 하는 것이며 공법상의 권리라고 할 것이므로 그 권리의 성질상 법이 특히 명문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유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며,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의하면 일단 한 고소는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으나, 고소권의 포기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고소하기 이전에 고소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한 바 있으며(대법원 1967. 5. 23. 선고 67도471 판결, 2008. 11 .27. 선고 2007도4977 판결), 고소하기 이전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한 피해자의 고소는 유효하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3. 10. 22. 선고 93도1620 판결,). 따라서 귀하가 甲에게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다고 하더라도 고소권은 고소 전에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귀하가 지금이라도 고소를 하게 되면 甲에 대하여 조사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위 사안의 경우에는 민사상 문제에 있어서도 직장 상사가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종용한 것이 귀하의 자유의사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강박(强迫)이 된다면 당해 합의는 무효로 되거나 또는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입니다(민법 제110조). 참고로 귀하가 일단 고소한 후 고소를 취소할 경우에 고소취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할 수 있는데, 만일 그 전까지 고소를 취소하면 공소기각의 판결이 내려져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형사소송법 제 327조 제5호). 그런데 고소의 제기와 취소를 피해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맡겨두면 고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있으므로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 그리고 고소를 제기한 후에 고소를 취소한다면 그 고소의 취소는 공소제기 전에는 수사기관에, 공소가 제기된 후에는 담당법원에 하여야 할 것인데, 고소취소장이 아닌 단순한 합의서를 가해자에게 작성하여 준 경우일 뿐이라면 고소취소의 효력이 없을 것이지만(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도516 판결, 2004. 3. 25. 선고 2003도8136 판결),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한 경우 그에 부가하여 피고인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바란다는 탄원서가 제출되어 있는 경우 고소취소로 볼 수도 있으므로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 그것이 고소의 취소로 볼 수 있는 것인지를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