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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행정학과 졸업, 행정고시 출신. 국세청 근무, 국세공무원 교육원 교수.’
7월 2일 익산세무서 수장으로 취임한 장철호 서장(47)의 짧은 이력이다. 인터뷰 요청을 하고 장 서장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한 결과는 역시나였다. 생각했던 대로 서울 명문대를 졸업한 ‘엄친아’에다, 행시 합격 후 곧바로 국세청으로 발령 난 엘리트요, 세무 공무원을 상대로 국세기본법을 강의한 실력파였다.
인터뷰 시간에 맞춰 익산세무서로 향하는 발길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세무이야기를 다뤄야 하는데다, ‘실력파’ 세무서장을 취재한다는 부담감이 머리를 짓눌렀다. 여기에 세무행정에 대한 문외한까지 겹쳐 부담은 백배천배 가중됐다.
운영팀장의 안내를 받아 서장실로 들어서자 장 서장은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처럼 반갑게 맞아줬다. 자리에 앉아 몇 마디를 나누자 취재 전 걱정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소탈한 웃음과 격의 없는 대화는 부담감을 금세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했다.
장 서장은 선입견과는 딴판이었다. 훤칠한 키에 호남형 얼굴, 꾸밈없는 진솔함은 ‘착한 남자’ 이상이었다. 우리 곁에서 항상 볼 수 있는 ‘동네 형이자 아저씨’였다. 검소한 옷차림과 수줍은 미소는 영락없는 ‘촌놈’(?)이었다.
고향이 어디냐고 묻자 임실 삼계면 세심리 ‘박사골’이라고 했다. 박사들이 많이 나와 ‘박사마을’이라 불리는 곳이다. 항상 공부하고, 납세자와 소통하려는 장 서장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고향마을이었다.
늦깎이 행시 합격 ‘국세청 입문’
장 서장은 33살 늦은 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9년 국세청에 발을 디뎠다. 행시 합격자 중 실력파만 들어간다는 기획재정부 외청인 국세청에 첫 임용됐다.
수도권 세무서와 본청에 근무를 하느라 고향에서 일할 기회는 없었다. 그러다 2005년 전주세무서 조사과장으로 발령나면서 1년여 동안 부모님과 친구들 곁에 있었다.
장 서장이 길지 않은 국세 경력에도 세법에 정통할수 있게 된 것은 수원에 있는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국세기본법을 강의하면서부터다. 교수로 3년 여간 강단에 섰다. 새내기 세무공무원에게 있어 세법 중 헌법이나 다름없는 ‘국세기본법’을 가르친다는데 자부심이 대단했다.
“2008년 이후 5천여 명이나 국세청에 입문했습니다. 국세청이 세대교체 된 셈이죠. 그때 세무 초심자들에게 국세기본법을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나름대로 국세 공무원의 세법 기본마인드 형성에 일조했다고 봅니다.”
이처럼 공부하고 연구하는 습관은 익산에 내려와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취임하자마자 ‘국세기본법 연구회’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차례 서장실에 모여 공부하고 있다. 회원은 모두 14명. 장 서장은 3년여 간 국세교육원에서 밤늦게까지 연구하며 터득한 모든 지식을 후배들에게 나눠 줄 요량이다.
“세법 지식 있어야 공정한 국세 집행”
장 서장은 세무공무원이 세법을 제대로 알아야 ‘공정한 국세행정 집행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납세자가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물어올 경우 정확하고 친절히 설명을 할 줄 알아야 본질적인 질 높은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는 것.
납세방법을 주도적으로 일러주는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세법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반드시 뒤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냥 세금만 걷어 들이는 세무공무원은 납세자에게 결코 환영 받지 못한다는 게 장 서장의 철학이다.
이를 위해 장 서장은 ‘끊임없는 세법 공부’를 주창하고 있다. 부단한 노력만이 ‘공정한 국세행정 집행과 양질의 납세 서비스 제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세무공무원은 일반 공무원과 다릅니다. 어려운 세법에 따라 행정을 펼치는 전문적인 분야입니다. 세법 지식이 없으면 공정한 국세행정 집행도, 질 좋은 서비스도 어렵습니다. 참다운 세무 서비스는 세무 지식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보면 됩니다.”
“억울한 납세자 없도록 꼼꼼히 살펴야”
장 서장은 ‘세무공무원은 국가세비를 조달하는 재정역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했다.
진정한 세무공무원은 조세적 측면에서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데 무게 중심을 둬야한다는 것. 탈세자는 엄정 과세하고, 성실 납세자는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해 공정사회를 조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억울한 납세자가 없도록 세법을 꼼꼼히 살펴 집행하는 것도 세무공무원이 빼놓을 수 없는 덕목 중 하나라고 했다.
장 서장은 “세무공무원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함은 물론 각종 세액 감면과 공제, 근로소득 장려금, 소득세 단계적 누진율 등을 제대로 집행해 분배적 정의도 실현해야 하는 사명감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즐거운 직장 분위기 서비스 첫 걸음”
“평생의 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해야 행복한 삶이죠,”
장 서장은 익산세무서장 취임 일성으로 ‘즐거운 직장 분위기 조성’을 꼽았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넘치는 직장을 꿈꾼다.
직장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스트레스가 업무보다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게 더 크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싶다고.
120여 명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기타 동아리를 새로 구성하고 풍물패를 조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음악 감상이 취미인 장 서장도 기타 동아리에 참여해 열심히 배우고 있지만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아 여전히 초급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사진 우창수 기자
장철호 서장은 누구
‘박사마을’로 유명한 임실군 삼계면 세심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주 유학길에 나서 신흥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 1998년 33세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13년간 줄곧 국세업무를 맡고 있다.
좌우명은 ‘밥 먹을 땐 밥 먹고, 잠 잘 땐 잠자자’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우면 잠자’라는 선사(禪師)의 가르침에서 따온 말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몰입해서 하라는 뜻으로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항상 강조한다.
취미는 낚시다. 얼마 전 직원들과 주말 낚시를 다녀오기도 했다. 음악을 좋아해 노래를 자주 듣고 기타 연주도 시작했다.
부인 김삼숙 씨(43) 사이에 1남 2녀를 둔 다복한 가정의 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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