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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숙 세림약국 약사
대학병원 약제과에서 근무하던 시절, 의약정보실 책임약사로 있었다. 의약정보실에서는 의약품의 성분, 효능, 상호작용, 부작용 등 의약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또한 새로운 약을 원내에서 사용하려면 의약정보실에 신약(新藥)신청서라는 서류를 접수하고 약사위원회(藥事위원회,Drug Committee)의 심사를 거쳐 통과해야 그 약을 구입해 원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느 날, 신약신청 서류 한 건이 의약정보실에 접수됐다. 1980년대 그 당시에는 처음 접해보는 성분의 약에 대한 서류였다. 그 약은 면역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면역억제제(免疫抑制劑)였다. 타인의 장기가 이식됐을 때 나타나는 거부반응을 억제시키는 약이다. 장기가 이식돼 혈관이 연결되고 혈액이 흐르면 림프구가 이식 장기의 세포와 접촉하고, 이식 장기의 세포를 죽이는 킬러세포나 항원을 기억하는 메모리세포가 생기며 혈청 중에 항체로서의 면역글로불린도 생긴다. 장기 이식을 받은 인체가 이식된 장기 세포에 대하여 내 살이 아니라고 저항하는 텃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식 장기가 체내에서 한 몸이 되어야 자신의 생명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한 일이니 텃세를 멈춰야 하는데 그 텃세를 멈추게 하는 약이 바로 면역억제제다. 자신의 방어 속성(屬性)을 억제해야 이식받은 장기와 한 몸이 되어 살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 등의 이미지를 올렸다가 다른 사이트로 옮길 때 이 속성이 바뀌지 않으면 이미지가 살아나지 않는다. 원래의 속성이 그대로 남아있으면 텃세를 당한다. 결과적으로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의 속성을 죽이고 이동된 사이트에서 원하는 속성으로 바뀌어야 텃세를 면하고 누구든지 어느 PC에서나 볼 수 있는 이미지로 재탄생된다. 사진을 올렸는데 자신의 PC에서만 보이고 다른 PC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에 그 사진의 속성을 살펴보면 원래 사이트의 속성이 그대로 존재해 있다. 예를 들어 다음(DAUM) 사이트에 올린 사진이었다면 사진의 파일 이름에 다음 사이트의 속성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니 다음사이트에서 가지고 있었던 속성을 현재 있는 사이트의 속성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 방법은 장기이식처럼 면역억제제를 투여할 필요는 없고 사진파일이름을 바꿔서 올리면 된다. 간편하게 드레그하는 방법으로 복사하면 속성이 바뀌지 않는다. 번거롭지만 자신의 PC에 저장되어 있는 동일한 사진을 불러서 다시 올리거나, 저장된 사진이 없으면 다른 이름으로 다시 한번 저장하여 올려야 한다. 이렇게 하여 올린 사진의 속성을 보게 되면 현재 사이트의 속성으로 바뀌어 있다. 서양에서 여자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姓)으로 성이 바뀌듯이 속성이 바뀌는 새로운 가정이 탄생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해도 여자의 성이 바뀌지 않지만 컴퓨터의 파일은 아무래도 서양 스타일인가 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성이 바뀌지 않더라도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려면 남녀가 서로 결혼 전의 속성을 억제하고 새로운 속성으로 거듭나야 원만한 결혼생활이 영위되리라 생각해본다.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도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식된 타인의 장기(臟器)를 인체가 거부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도록 해주는 면역억제제가 타인의 입장과 정서를 받아들이고 배려할 수 있는 심리적 면역억제제의 용도로도 사용되면 어떨 까 하고 생각을 비약해본다. 그 심리적 면역억제제의 적절한 사용이 서로의 마음이 연합하고 소통하게 하는 명처방이 되었으면 하고 ‘off’위치에 있던 무장해제버튼을 찾아 ‘on’위치에 놓아본다. 이 무장해제 버튼은 시시때때로 이기와 허영심으로 무장되려고 하는 나 자신의 속성을 해제할 때 사용하는 버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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