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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6시부터 주점 안이 왁자하다. 둥그런 탁자에 옹기종기 둘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의 표정이 정겹다.
걸쭉하게 부은 막걸리 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단숨에 벌컥벌컥 마신 후 “캬아”하고 안주를 한입에 넣는 모습, 알싸하고 쌉싸래한 맛에 취해 불콰해진 얼굴로 속내를 풀어놓는 풍경이 그야말로 사람냄새 물씬 나는 현장이다.
깊어가는 가을밤과 함께 술자리가 무르익어가는 이곳은 이리중앙초등학교 육교 인근에 있는 ‘장수번암막걸리(☎063-855-4539)’. 갈산동 유일의 막걸리집이다.
이곳은 밤이 깊을수록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부분 단골.
바로 주인장 전종국(52)·권희주(39) 부부의 넉넉한 인심 때문이다. 가격 한번 인상하지 않고 3년 전 그대로 받고 있다.
‘막걸리 한 주전자(3병)에 1만5천 원’. 다른 곳보다 5천 원이 싸다.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고 싶죠. 하지만 지역 경기도 좋지 않고 우리가 조금 더 아껴서 생활하면 된다는 생각에 처음 가격을 받기로 했죠. 앞으로도 지금의 가격을 고수할 생각입니다.”
이집은 막걸리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익산 ‘함라양조사의 생 쌀 막걸리’ 때문.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맛이 없고 달콤한 맛이 더해 인기가 높다.
주인장 부부는 한술 더 떠 “장수번암막걸리보다 함라양조사 생 쌀 막걸리가 더 인기가 높아 상호를 ‘함라막걸리’로 바꾸고 싶지만 3년 간 이용해준 단골들 때문에 이름을 바꾸지 못한다”며 방그레 웃는다.
이집은 안주도 푸짐하다. 10가지 이상으로 한상 크게 차려진다. 생선, 고기, 탕은 기본이고 그날그날 장을 봐 안주를 내온다.
요즘 같은 철에는 전어 회, 병치 회가 일품이다. 찰밥에 김을 싸 먹는 것도 별미다. 아예 반주를 하라며 갈비, 코다리찜, 아구찜도 내온다.
한 주전자를 더 시키면 간장 게장, 세 주전자 째는 생합, 대하, 소고기 전골 등을 내온다.
안주 순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다. 주인장 기분이 좋으면 그날은 안주대박. 주인장 부부의 푸근한 인상만큼 손 씀씀이도 크다.
감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필요한 안주는 군말 없이 내온다. 즉 ‘무한리필’. 다른 집에서는 보기 드문 인심이다.
맛있는 막걸리에 안주인심도 푸짐하니 60평 널찍한 주점 안은 초저녁부터 시장 통이다. 7시쯤엔 탁자 14개가 꽉 찬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8도 안팎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또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죠.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몸에 유익한 유산균 덩어리라고 하네요.”
그래도 과하게 마시는 것은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다는 주인장 전종국·권희주 부부.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면서 건강도 챙기시도록 최상의 서비스로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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