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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동 한복거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한복장인들.
인화동 인북로 8길. 오롯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단 간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 ‘한복거리’라고 적힌 아치형 간판이 이 거리를 설명하고 있다. 4년 전 한복거리 간판이 세워진 이곳은 1940년대부터 형성된 거리로 현재 20여개의 한복집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판매장은 한복 이외에도 포목, 혼수 이불 등을 취급하고 있다. 한복의 맞춤 가격은 판매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15~20만 원 정도 저렴하다. 무엇보다 대를 이어오는 솜씨는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복거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성동주단은 3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유성동주단 유국아 대표(63)는 “시집와서 시부모님께 물려받고 주단을 운영한지 40년째인데 할아버님 때부터 한 자리에서 70년 넘게 하고 있다. 고객 중에는 3대를 이어 찾아오는 단골도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유 대표는 “예전 한복거리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며 “지금은 사람이 그립고 남부시장을 비롯해 전통시장이 다시 한 번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주단 조규순 대표가 직접 만든 한복을 보여주고 있다.
바느질쟁이 53년째라는 광주주단 조규순 대표(72)도 예전이 그립기는 마찬가지다. 17년 전 광주주단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문턱이 닳아질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고. 그리움을 묻고 여전히 바느질에 열중하는 조 대표, 지금도 모든 작업을 직접 하고 있다. 덕분에 마니아층 고객까지 있을 정도.
조 대표는 “한복은 정성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땀한땀 세심하게 작업하기 때문에 예쁠 수밖에 없고 이런 전통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면서 “요즘은 바느질을 배우려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많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복거리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대여문화 확산도 한 몫하고 있다. 한두 번 입는 옷이라는 개념이 어느새 자리 잡혔다.
경사주단 윤여종 대표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결혼식·환갑·칠순잔치에 온 가족이 한복을 맞춰 입던 분위기였는데 어느새 한복을 멀리하는 분위기로 변해버렸다”며 “가끔 입는 한복이라는 생각으로 맞춤보다 대여를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윤 대표는 “산업발전도 중요하지만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것도 함께 이뤄졌으면 좋겠다. 한복의 아름다움은 세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가 한복을 멀리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복거리에 희망은 있다. 젊은 층들도 인정한 세련된 디자인과 소재 등 유행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 베테랑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똑같은 색이 없는 손 염색 원단 등 거리의 세월만큼 갖추고 있는 종류가 많아 고객이 원하는 모든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다. 여기에 포근한 이웃의 정과 친절을 느낄 수 있어 살갑고 무엇보다 한복을 만드는 정성이 담겨 있어 가치를 더하고 있다.
빛깔 고운 한복과 한 평생을 지내온 상인들. 예전의 북적거림은 없지만 여전한 솜씨를 뽐내며 한 자리에서 오롯이 혼을 담는 이들이 있어 한복거리가 빛난다./황정아 기자
형형색색 한복집 어디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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