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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이 코앞으로 다가와서인지 전통시장에 활기가 돋는다. 금강산도 식후경. 장을 보던 손님들이 고소한 떡 냄새에 이끌려 한 집 앞에서 시식을 하고 있다.
창인시장 호암마트 옆에 있는 진미떡집(☎063-855-7785). 무려 45년의 전통이 있는 떡집이다.
권순옥 씨(57)의 이모가 30년, 이어 권 씨의 모자가 15년째 운영 중이다. 지금은 권 씨의 아들 국일주 씨(32)가 가업을 잇고 있다.
인절미, 송편, 팥완두떡, 약밥 모두 1kg당 8천 원. 가격의 높낮이를 따질 수 없지만 이집의 자랑은 한마디로 ‘정직과 신용’이다.
재료부터 남다르다. 일반쌀과 찹쌀은 익산 함열읍에서 구입한다. 이집 쑥떡은 쑥과 모시를 섞어 만드는데 쑥은 권 씨의 친정인 충남 부여 선산에서 캐오고 모시는 익산 석암리 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전부 순 우리 농산물이다.
색소도 전혀 쓰지 않는다. 복분자, 호박, 당근 등 농산물로 떡 색깔을 낸다. 자연의 맛 그대로다.
맛없으면 팔지 않는다. 조금 이문을 남기겠다고 팔아봤자 손님만 놓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떡을 만든 후엔 반드시 국 씨가 맛을 보고 매장에 진열해 놓는다.
그날그날 만든 떡만 판다. 재고품은 없다. 남은 떡은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인심도 베푼다.
이 모두 손님을 왕으로 생각하는 운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국 씨는 손님 한명도 소홀히 대하는 법이 없다.
얼마 전 일이다. 밤 11시 집에서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주문전화가 걸려왔다. 임산부가 갑자기 떡을 먹고 싶다는 거였다. 하루 종일 일하느라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국 씨는 곧장 떡집으로 향했다. 정성껏 떡을 만들어 직접 배달도 했다. 이후 임산부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고 이날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이러한 정성은 단골로 이어졌다. 45년째 떡집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동안 단골들도 대를 이어 단골이 됐다.
이렇다보니 매일 주문량이 많아 새벽 2시에 출근하는 것은 다반사. 아침 주문을 마친 후에는 매장에서 팔 떡을 만들 시간. 이 작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떡을 팔고 나면 저녁 7~ 8시30분은 돼야 퇴근이다.
하루 평균 손님은 100여명.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점차 주문이 늘고 있다.
떡의 종류는 10가지 이상이다. 모싯닢, 쑥, 깨송편, 콩송편, 인절미, 모찌 등. 이중 인절미, 모찌는 화려하게 변신한다. 꽃모찌는 젤리로 장식해 먹기가 아까울 정도다. 폐백음식, 한과 등도 만든다.
인스턴트 음식을 즐겼던 국 씨는 떡 예찬론자로 변했다. 어릴 적부터 아토피가 심해 신체검사만 세 번을 받고 군대를 다녀올 정도였다. 6년 전 어머니와 일하며 떡을 먹으면서 증상이 호전됐다.
10평 남짓한 진미떡집은 가족 모두가 사원이다. 어머니 권 씨와 국 씨는 떡 만들고 파는 일을 한다. 국 씨 부인 박미혜 씨(33)는 청소담당, 개인 사업을 하는 아버지 국명완 씨(59)는 틈 나는 대로 설거지를 돕는다.
직장을 다니는 동생 국일승 씨(30)도 조만간 떡집을 차릴 계획이란다. 전주에다 진미떡집 2호집을 낼 예정이라고.
‘맛있다’는 손님들의 반응에 하루의 피로가 봄눈 녹듯 풀린다는 국 씨. 앞으로 더 맛있고 건강에 좋은 떡을 만들어 보답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우창수 기자
3대 사장 국일주 씨(왼쪽)와 어머니 2대 사장 권순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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