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승철 전북도의회 부의장
민선4기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전라북도의 핵심시책 중의 하나는 기업유치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그리고 중소기업 육성이다. 얼마 전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인터뷰에서 “기업유치 200개와 일자리 창출 2만7천개는 경쟁력이 취약한 전북의 한계를 극복하고 얻어낸 값진 성과”라고 내세우며 “남은 임기동안 우리 도민들이 100년 동안 안심하고 먹고 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매진 하겠다”고 밝혔다. 당찬 포부이며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간 전북은 기업유치를 위해 2008년부터 4년간 약 810억 원이라는 막대한 기업보조금을 지원하면서까지 역량을 집중해 왔으며 다각적이고 필사적인 노력을 전개해 왔다. 이점에 대해서는 필자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과연 이런 외형상 수치가 얼마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반영됐는지, 그리고 취약한 산업기반 개선이 어느 정도 해소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200과 2만7천이라는 숫자가 과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얼마 전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5년 사이 우리지역의 대졸인력 수도권 유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전북의 산업기반이 취약해서 일자리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정면으로 배치되는 전북의 주장과 산업연구원의 보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할 따름이다. 자칫 전북은 이러한 현실을 아전인수격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북이 그간 기업유치와 신규 일자리창출에만 치우친 나머지 익산을 비롯한 도내 기존입주기업 즉 향토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점도 반성해 볼 일이다. 단적으로 도내 휴폐업 업체는 2007년 이후 약 143개에 이른다. 이 수치는 실제 조업 중인 일반 업체로까지 확대할 경우 휴폐업수가 더욱 늘어날 것은 불을 보 듯 뻔하다. 굳이 비유하자면 산토끼 잡으려고 뛰어 다니다가 집토끼마저 놓치고 있는 셈이다. 일자리 문제도 휴폐업에 따라 소멸되는 일자리 수를 감안하면 창출한 신규 일자리 규모가 전부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물론 여하한 이유라도 휴폐업 하는 기업에 대해 지자체가 책임 질 이유는 없다. 그러나 기업의 휴폐업은 일자리 소멸과 지역경제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므로 공공이 나서서 기업체에 대한 현장행정을 더욱 강화해야만 한다. 즉 기업유치 실적에 열을 올리려다가 ‘집토끼’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마디로 외화내빈 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향토기업(집토끼)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기업애로 해소를 위한 현장강화와 휴폐업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매년 도내 기업들에 대한 휴폐업 숫자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기업유치 실적 홍보에는 큰 관심을 보여 왔지만 집토끼 보호육성 방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한 예를 들어보자. 전북은 새로운 기업유치를 위해 지난 4년간 총810억 원이라는 보조금을 집행한 반면 기존 향토기업 지원에는 20배가 많은 약 9천600억 원을 집행했다고 강변하지만 일선 기업들은 체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듯하다. 중요한 것은 4년간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 투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성과도 나타났는가 하는 문제이다.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살펴보면 이렇게 막대한 투자 효과가 큰 실효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도내 기술개발제품 생산업체수는 올 초 기준 약 113개, 그 중 인증절차가 가장 엄격한 신기술인증제품 생산업체는 1개에 불과 하다. 도세가 비슷한 전남(7개), 충남(13개)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토기업의 주축을 이루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우수인력 확보와 기술에서 나온다. 대졸인력의 역외 유출이 지속되고 기술경쟁력이 뒤쳐져 있다면 도내 기업들의 열악한 여건들이 정체 또는 악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민선 5기도 절반이 지났다. 성과와 한계를 촘촘히 되짚어 볼 때다. 특히 지역경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향토기업에 대한 지원 및 육성 정책에 대해 허와 실을 따져 보고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의 빠른 전환과 대책 강구가 급선무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도민들이 100년 동안 먹고 살’ 경제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굳은 의지도 결국 허언으로 전략할 공산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