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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삼기면 석불사거리에서 낭산면 쪽으로 가다가 구평교회 입구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효소 향기가 은은하게 머무르는 곳이 있다. 이름 하여 초향정(草鄕定, ☎063-857-5050).
약선요리전문점으로 거듭난 지 3년 남짓 됐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실내에 효소를 담은 병이 즐비하다. 창문 너머에도 80여 가지 효소 항아리가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약선 음식을 통해 손님들의 건강 예방과 증진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유이례 대표(46)의 끈기가 물씬 묻어난다.
"1년 정도 공기 좋고 자연의 정취가 물씬 나는 곳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다녔습니다. 제대로 정착하려면 자기 건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외가 동네 근처에 있는 30년 된 건물을 구입해 뼈대만 남기고 전체를 리모델링 했어요. 본격적으로 약선음식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미리 예약한 방에 들어서면 유 대표의 ‘약선요리’에 대한 일장 연설이 이어진다. 이 것 저 것 궁금한 점에 대한 일문일답이 끝나고 이내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약선 코스 요리로 나오는 '초향 정식'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먼저 감미로운 맛을 낸 죽이 등장했다. 흑임자, 들깨가루, 한약재, 겨우살이 효소를 첨가했다.
샐러드, 밀쌈, 세 번 정도 기름을 뺀 삼결살과 뽕잎장아찌를 조합시킨 보쌈, 복분자 효소로 마무리 한 오리훈제, 양파와 당근 등을 섞어 만든 고구마 볼, 동태 흰 살과 울금 효소로 만든 어탕수, 겨우살이 효소로 면역기능을 강화한 냉채, 닭찜, 무 효소를 가미시킨 해물잡채, 마늘 고추장과 4년 묵힌 김치에 싸서 먹게 한 홍어 등을 보면서 약선요리의 정성스러움이 느껴졌다.
"저희 집 소스는 독특한 편입니다. 요리 직전에 섞어서 사용합니다. 성미·성질에 맞춰 효소로 맛을 낸 음식들은 자연의 향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다른 곳과는 맛이 다릅니다. 효소를 가미시킨 음식을 통해 모든 손님들이 건강했으면 합니다. 병이 나기 이전에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곧 이어 차려진 밥상은 단출하면서도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마 분말이 함유된 마 된장, 고추씨를 갈아서 함께 넣은 백김치, 다이어트에 좋은 감비차 우린 물로 지은 밥, 울금 효소로 맛을 낸 대파 장아찌, 울금으로 소독한 조기, 민들레, 엄나무 순 장아찌, 간장과 구절초 효소로 삭혀 만든 대하 장 등이 선보였다. 요리를 만드는데 고추장, 된장, 효소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영리 목적으로 한다면 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입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소스 재료가 되는 효소를 담을 때는 설탕과 엿기름을 같이 사용합니다. 발효가 되려면 많은 시간을 요합니다. 그리고 고들빼기, 장아찌 등 20여 가지를 담아 놓고 밑반찬으로 사용합니다. 김치도 방부 역할을 하는 감나무 밑에서 3개월 정도 숙성시킵니다. 그런 후 저온 냉장고에 넣습니다. 젓갈은 모과나무 밑에서 숙성 시킵니다. 이 모든 것은 오랜 정성이 들어간 음식들입니다. 그 정성만 예쁘게 봐 주세요."
이렇게 차려진 음식들은 일반 손님들뿐만 아니라 몸이 허약한 손님들이 먹어도 탈이 없다. 발효된 소스로 만든 음식이다 보니 위장에 부담이 없다. 편안하다. 입소문을 통해 암환자들이 그의 집을 찾아 올 정도다. 그러다 보니 요리 하나하나에 손길이 더 들어간다. 이 모습을 본 유 대표의 딸이 뒤를 이어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석대학교 약선요리과에 다니고 있다.
유 대표는 앞으로 3천960㎡ 대지 위에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이 쉬어 갈수 있는 공간을 꾸릴 예정이다. 공기 좋은 곳에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자체가 큰 축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김치, 효소, 고추장, 된장 체험관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글 = 우창수 기자
"제 음식 먹고 건강을 회복하면 보람이죠"
유이례 대표 미니 인터뷰
초향정을 5년 넘게 굳건히 지키고 있는 유이례 대표(46). 이곳에서 2년간 약선요리에 대해 연구한 후 3년 동안 손님들에게 자신이 정성껏 만든 건강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유 대표가 음식에 관심을 가진 것은 17년 전, 시아버지의 항암치료를 곁에서 지켜보면서부터다. 그러다 음식을 새롭게 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약보다 습생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 것.
30대 중반 늦깎이 대학생으로 식품 조리학을 전공한 것도 약선요리를 더 구체화 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다 5∼6년 전부터 약선음식 쪽으로 본격 뛰어들게 됐다.
그런 만큼 유 대표는 음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다양한 경험을 음식과 연관 시키고 있는 것이다. 메뉴 개발에도 열성이다. 각종 자격증은 이에 대한 보상이다. 5개월 만에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복어, 폐백, 출장요리, 주조 등 무려 8개의 자격증을 땄다.
광주교대에서 아동요리와 다문화가정 전문 요리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남도 김치 최고 지도자 13명 중 유일한 전북인이다.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서울 세계관광음식박람회의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상 등을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다.
유 대표는 "10년 안에 환자 치유공간을 만들어 요리를 가르치고 싶다. 고추장과 된장이 기본이 되는 요리를 어린 아이들에게도 가르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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