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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행정지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황정아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2년 07월 09일(월)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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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농민인데 올해 초 면사무소와 농촌지도소 등에서 올해는 수익성이 높은 고추를 경작하라고 권유하였고, 제 생각으로도 고추가 수익성이 높을 것 같아 농협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규모로 고추를 경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추가 풍년이라 가격하락으로 저는 커다란 손해를 보았는데 이 경우 면사무소나 농촌지도소 혹은 국가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인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지요?

 

전완수 변호사

전완수 변호사

행정관청 등에서 행정목적을 위하여 국민들의 동의나 임의적 협력을 전제로 행하는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정지도(行政指導)라고 합니다. 행정지도는 행정관청이 공권력의 발동 없이 국민의 협력을 전제로 어떠한 행위를 알선·권유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행정지도는 오늘날 행정기능이 확대되고 강제력 없이 동의를 전제로 하는 편리성 때문에 행정관청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국민의 동의를 사실상 강제하거나 엄격한 법령의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행해지기도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단점이 있는 행정지도에 의하여 국민이 어떤 행위를 한 결과 그 국민의 권익이 침해되었을 때 구제방법이 문제됩니다.
일반적으로 행정행위에 의한 권익의 침해를 구제 받는 방법으로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행정쟁송에 의하거나 국가기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칙적으로 행정지도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쟁송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행정쟁송의 대상은 일정한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권력행위인바, 행정지도는 상대방의 동의 등을 전제로 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행정지도를 전제로 하여 연이어 다음의 위법한 행정처분이 내려진 경우에는 그것을 다툴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위의 일반적인 견해에 따른다면 위 사안의 경우와 같이 다른 행정처분이 내려짐이 없이 면사무소 등이 고추경작을 권유한 행위만으로는 행정쟁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국가기관 등을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가능 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국가배상법이 정한 배상청구의 요건인 ‘공무원의 직무’에는 권력적 작용만이 아니라 행정지도와 같은 비권력적 작용도 포함되며 단지 행정주체가 사경제주체로서 하는 활동만 제외되는 것이고, 甲시 및 그 산하의 乙구청은 도시계획사업의 주무관청으로서 그 사업을 적극적으로 대행·지원하여 왔고 토지수용보상금의 공탁도 행정지도의 일환인 직무수행으로서 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비권력적 작용인 공탁으로 인한 甲시의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라고 하여 이를 인정한 사례(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다38971 판결)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 사례는 甲시 등이 도시계획사업을 적극적으로 대행·지원하였고, 추진위의 보상금공탁을 대행하면서 부적법한 공탁을 하여 토지수용이 무효가 되게 한 사안으로 특별한 행정지도의 형태에 적용된 경우로 보이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겠습니다.
결국 행정지도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행하여지기 때문에 행정지도에 약간의 하자가 있더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위 사안에 있어서도 단순히 고추경작을 잘못 권장한 것만으로 국가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다만, 국가기관이 행정지도에 따른 국민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임의로 보상조치 등을 한 예는 있는바, 농촌진흥청의 통일벼 재배장려에 따라 손해를 본 농가(1972년 11월) 및 노공벼 재배장려에 따른 결과로 흉작에 의하여 일정비율 이상의 손해를 본 농가(1978년 9월)에 대한 관련부처의 각 보상조치 등입니다.
참고로 '행정절차법' 제48조 및 제50조는 행정지도는 그 목적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행정지도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부당하게 강요하여서는 아니되고, 행정기관은 행정지도의 상대방이 행정지도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행정지도의 상대방은 당해 행정지도의 방식내용 등에 관하여 행정기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황정아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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