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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수난기 일제 항거에 앞장선 ‘남전교회’
교회 부설 도남학교 교사 문용기 열사 4·4독립만세운동 주도

단일교회 최대 규모 항일시위…‘총회유적교회 지정 1호’ 영예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2년 06월 12일(화)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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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기 열사

문용기 열사

3·1독립만세운동에 유관순 열사가 있었다면 익산의 4·4독립만세운동에는 문용기 열사가 있었다.

4·4독립만세운동은 남전교회를 중심으로 남전교회 부설 도남학교 선생인 문용기 열사와 학생들이 주도했던 대규모 항일시위.

교회 차원의 대규모 항일시위이자, 어린 소학교 학생들까지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다.

군산항을 통한 미곡 수탈에 필요한 전군신작로, 군산에 이르는 철로 건설 강제 노역에 동원되고, 식량증산을 위한 만경강 제방 쌓기에도 강제로 내몰리는데다 일본 동양척식회사의 과도한 소작료의 징수에 심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중심에 남전교회가 있었다.

남전교회 교인들과 도남학교 학생들은 4월 4일 솜리 장날을 기해 익산의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다. 일제에 대한 분노를 이곳에서 표출하게 된 것이다.
당시 도남학교 교사로 있던 문용기 선생의 주도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고 남전교회 교인들과 도남학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만세의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전북지역 최초의 성공적인 만세운동으로 기록되는 ‘솜리 민중항쟁’이다. 당시 남전교회는 3명의 외국인 담임목사에 이어 최초의 한국인 담임목사인 최대진 목사가 시무하고 있었다.

거사날인 4월 4일 아침 하얀 한복으로 차려 입은 교인들이 교회의 안마당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교인들이 교회 가까이에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만세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해 많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해 교회로 모여들었다.

문용기 열사는 150여 명의 사람들에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눠 주었다. 여자들은 허리춤에 남자들은 바지 가랑이 속에 넣어 대님으로 묶고 솜리 장터로 향했다.
정오가 되자 이리역 앞 광장에는 ‘조선독립만세(朝鮮獨立萬歲)’라고 빨갛게 적힌 커다란 깃발이 높은 대나무 장대 위에 나부꼈다.

문용기 열사를 비롯해 박영문, 장경춘, 박도현 등이 그 아래 섰다. 남전교인들과 도남학교 학생들은 장꾼들에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눠주고 있었다. 이미 아침부터 장터 곳곳에서 도남학교 학생들이 장터를 돌아다니면서 정오에 있을 역 앞 만세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해왔던 터였다. 역 앞에 운집한 시위군중은 금방 1천여 명을 넘어섰다.

마흔한 살의 문용기 열사는 ‘조선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뒤를 이어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라는 우렁찬 함성이 솜리 장터를 흔들었고 손에 들린 태극기가 물결쳤다. 군중들의 외침에 모여든 군중은 삽시간에 1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시위대는 일제의 본거지인 대교농장 앞으로 달려갔다. 놀란 일본군은 군중들을 향해 실탄을 사격하고 곤봉과 총검으로 닥치는 대로 폭력을 행사했다. 선두에서 솜리 민중항쟁을 주도하던 문용기 열사와 도남학교 학생인 박영문, 신덕리의 장경춘, 박도현, 서공유, 이충규 6명이 죽임을 당했다. 그 중 4명이 남전교회 성도들이다.

순국열사 문용기, 박영문, 장경춘 충혼비(오산면 소재)

순국열사 문용기, 박영문, 장경춘 충혼비(오산면 소재)

1946년 오산면 사람들이 ‘순국열사 문용기·박영문·장경춘 충혼비’를 문용기 생가와 가까운 오산리 면사무소 뜰 안에 세웠다.

1949년, 이승만 대통령이 순국선열비문을 친필로 하사하고 ‘이리 부민’들이 세운 ‘순국열사비’가 만세시위 현장인 솜리 장터에 세워졌다. 그 후 정부는 1968년에 대통령 표창을, 1977년에는 문용기 열사에게 건국포장이 추서됐다. 또 1990년에 건축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문용기 열사 혈의(천안 독립기념관 소장)

문용기 열사 혈의(천안 독립기념관 소장)

문용기 열사가 거사 당시 입었던 피묻은 두루마기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제4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지난 1992년 문용기 열사의 자부(子婦)인 정귀례 여사가 독립기념사업회에 기증한 것이다.

당시 일본군은 유가족들의 시신 수습을 방해했다. 문용기 열사의 부인인 최정자 여사가 야밤에 마을 사람들과 함께 가 몰래 시신을 수습하고 고향 뒷산 공동묘지에 안장했다.

순국할 때 입고 있던 피로 얼룩진 한복 저고리와 두루마기는 땅속에 묻힌 항아리에 넣어 두었다가 탈색이 되는 기미가 있자 다시 여자한복으로 싸고, 가마니로 덧싸서 창고 대들보에 묶어 보관했다.

해방이 되던 1945년에서야 옷을 꺼내 마당 멍석 위에 펼쳐놓고 통곡했다고 한다. 1992년에야 비로소 문용기 열사의 유해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유택에 안장됐다.

남전교회는 1998년 ‘4·4독립만세의거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민족의 고난을 걸머진 교회’를 주제로 선배 교인들의 치열했던 믿음을 통해 표출한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2000년도에는 익산독립만세운동 기념일인 4월 4일을 특별히 제1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익산노회의 날’로 정하고, 만세운동에 대한 기념행사를 보다 체계적이고 알차게 열었다.

익산노회는 4·4 솜리만세의거를 범 기독교적인 행사로 확대, 승화시키기로 하고 행사를 계획했다. 특별히 기념 학술 세미나를 열어 4·4만세의거의 역사적 의미를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

기존 학계가 문용기 열사에 대해 군산영명학교 교사 생활 중에 의거에 참여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후손들의 증언과 각종 문헌을 토대로 그의 또 다른 이름이 문정관이며 남전교회 성도로 도남학교 교사 시절 도남학교 학생들을 이끌고 주도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힌 것.

지난 5월 1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역사 유적 1호 기념 동판비 제막식.

지난 5월 1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역사 유적 1호 기념 동판비 제막식.

남전교회는 익산지역 3·1 독립만세운동 진원지로 ‘익산 4·4솜리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고 문용기, 박영문, 장경춘, 박도현 열사를 배출하며 민족독립운동과 한국교회 선교 역사에 크게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00년 9월에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제85차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유적교회’로 지정됐다.
2012년 5월 1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역사 유적 1호 기념 동판비 제막식을 가졌다.
담임 김연태 목사와 익산노회장 전환국 목사, 총회총무 배태진 목사, 총회역사위원장 정옥균 목사, 증경총회장 김현배 목사, 남전교회 출신인 증경총회장 서정래 목사 등이 참석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국보 제1호가 된 것.

익산지역 이춘석·전정희 국회의원은 남전교회를 중심으로 익산지역 기독교 성역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솜리4·4만세운동의 순국열사비로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친필 글씨이다. 6·25전쟁 때의 총탄 자국이 남아 있다.

솜리4·4만세운동의 순국열사비로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친필 글씨이다. 6·25전쟁 때의 총탄 자국이 남아 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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