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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철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
올 3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 문제를 두고 전주국립박물관 분관을 언급한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불성설도 이런 어불성설이 있을 수 없다. 형식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시하는 논리는 1도 1관 즉, 한 개 도에 한 개의 국립박물관을 설립·운영한다는 것이다. 전주에 국립박물관이 있으니 익산에까지 국립박물관을 설립한다면 1도 1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셈이다. 원칙을 내세우려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원칙을 내세울 일이지 법률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현실에 들어맞지도 않는 원칙을 내세우는 태도가 불쾌할 뿐이다. 1도 2관인 타 도의 사례가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당장 경상북도만 해도 그 유명한 경주국립박물관과 함께 1994년에 여덟 번째 국립박물관으로 개관한 대구국립박물관이 있지 않은가. 사정이 이러니 장관의 발언과 의도가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에 딴죽을 거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익산은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 중심지였던 백제의 왕도였을 뿐만 아니라 미륵사는 미륵하생으로 상징되는 미륵신앙의 본산이었다. 미륵신앙의 중심지로서 일찍이 우수한 문물을 동아시아에 전파하는 최초의 한류를 실현한 국가였던 셈이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찬란한 역사문화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데 다만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되어 왔을 뿐이다. 개발독재 시대에는 경상도의 신라문화권에 우선순위를 내줬고 같은 백제문화권에서 조차도 부여와 공주의 그늘에 가려 사실상 학교 교과서 밖에서는 찾아 볼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죽은 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2009년 1월 미륵사지석탑 해체 과정에서 국보급 사리장엄구와 금제사리봉안기 등 683점의 국보급 유물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단번에 세계적인 조명을 받게 되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익산이 고도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2004년 제정한 ‘고도보존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8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향후 고도보존계획에 따라 금마도토성발굴조사(11억 원)와 금마관아복원(218억 원), 옥룡천 옛 물길 회복(78억 원) 등 17건의 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익산의 역사유적지구는 지난 201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잠정목록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잠정목록이 세계유산으로 선정되기 위한 사전 예비과정이기 때문에 향후 세계유산으로 신청 시 충분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익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익산의 위상제고는 물론, 익산의 역사문화 유적과 자원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도시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감안하여 정부에서도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고 한다. 1천 년이 넘는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자원과 콘텐츠를 통해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어찌 지역문제에 국한된 일이겠는가.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은 위상으로 보나 전시 및 소장이 가능한 국보급 유물 규모로 보나 충분한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언급한 것처럼 고도지구로 지정됐고 향후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관형태로 위상을 격하시키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들어맞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출토된 유물은 출토된 지역에 전시되어야 의미가 있고 교육자료로도 생생한 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 법이다. 유물이 출토된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과 관련 역사유적들을 연계해서 살펴볼 수 있어야 1천 년이 넘는 역사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을 것 아닌가. 익산의 역사문화 유적은 정책적 소외에서 이제 벗어나기 시작했다. 고도지구 지정 및 세계유산 등재는 정책적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여기에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은 자연스럽게 수반되어 해결되어야 할 숙원사업 중 하나이다. 이 문제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1천 년 역사의 무게를 오롯이 담고 있는 익산의 위상은 반쪽자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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