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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시집보낸 부모 심정으로 종자 공급'
만나고 싶었습니다-국립종자원 전북지원 김재철 지원장
도내 농가에 보급한 우량종자 무려 5개나 '우수브랜드 쌀' 선정
최첨단 정읍정선시설 갖추고 지역 쌀 명성·생산성 한층 끌어 올려
재임 1년7개월 동안 방송출연 등 적극 홍보 전북지원 위상 드높여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2년 04월 26일(목)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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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 피해' 발 빠른 대응 안정영농 기틀 마련

"시집보낸 딸을 가진 부모님의 심정으로 공급된 종자가 영농 현장의 농업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를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도내 농가에 벼·보리· 콩· 밀 등 곡류 종자를 공급하는 '국립종자원 전북지원' 김재철 지원장(56). 35년 공직생활 전부를 농민의 삶과 함께 한 김 지원장은 풍년 농사의 초석이 될 우량종자 생산해 1년 365일 정성을 쏟고 있다.

한 알 한 알 혼을 담아 생산한 종자는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님 심정으로 농가에 공급한다.

가을걷이 들녘 여기저기서 풍년가가 울려 퍼질 때면 저절로 흥이 나고 보람도 크다.

하지만 여유로운 마음도 잠시. 곧바로 다음해 공급할 종자 수매에 온 힘을 기울인다. 농민들의 1년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발판이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때문에 33년 역사를 간직한 익산사무소와 최첨단정선시설을 갖춘 정읍사무소 22명의 전 직원은 항상 긴장감의 연속이다.

농림부에서 잔뼈가 굵은 김 지원장은 2010년 9월 전북지원 총책임자로 익산에 내려와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지난해 뜻하지 않게 '종자 발아 피해'가 발생해 수습하느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전 직원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도내 전 지역을 누비며 실태조사와 전수조사 등 발아 피해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영농시기가 코앞이라 긴박하게 움직인 결과 무사히 모내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도내 전 지역 농민들의 '안정영농' 기틀을 마련 해준 것.

물론 전국적인 현상이었지만 도내 농민들로부터 전국에서 가장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밤잠을 설친 고생도 고생이지만 값진 교훈도 얻었다.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여러 가지 제도개선을 이뤄냈다. 종자를 수매할 때 실험실 검사 한 차례만 실시하던 것을 두 차례에 걸친 육묘방식으로 전환했다. 올해 처음으로 농업기술원과 공동 육묘실험을 실시해 무려 종자벼 4천100톤을 보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25톤 트럭 164대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김 지원장은 "좋은 종자를 생산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농업인이 관리를 잘하는 게 첫째"라며 "딸 가진 부모 심정으로 좋은 종자를 만들어 공급했을 때 관리를 잘해 건실한 모로 키우는 건 오로지 농업인의 손에 달렸다"고 말한다.

도내 브랜드 쌀 5개 전국최고 쌀 등극

김 지원장이 전북에 내려온 지 어느덧 1년 7개월. 이제는 도내 지역 관광명소와 특산품, 맛 집 등을 줄줄 꾀고 있을 정도로 '전라도'사람이 다됐다. 도내 곳곳의 기관장과 언론인하고도 틈틈이 친분을 쌓아 정이 듬뿍 들었다. 익산사무소와 정읍사무소를 오가며 눈에 익힌 아름다운 농촌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람 있고 미소 짓게 만드는 건 '밥 맛'. 소비자 단체에서 주관하는 '우수 브랜드 쌀' 평가에서 전북 쌀이 무려 5개나 뽑힌 것. 전국에서 12개가 선정됐으니까 전북 쌀이 절반가량을 차지한 쾌거다. 그것도 2년 연속으로 '톱 10'에 진입했다.

이 같은 전북 쌀 명성은 '국립종자원 익산지원' 역할이 컸다고 자타가 공인한다. 좋은 종자를 만들어 안정적 공급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

이를 위해 김 지원장은 보급 품종수를 8개에서 5개로 줄였다. 좋은 종자 공급을 위해 품종 수를 단순화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전국 명성을 얻고 있는 소비자 단체가 뽑은 2011년 전국 우수 브랜드 쌀은 익산 탑 마루 라이스 골드, 상상예찬 골드, 못잊어 신동진, 무농약 쌀 지평선, 방아 찧는 쌀 골드 등 5개다. 모두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에서 공급한 우량종자다.

최첨단 정읍정선시설 완공 '뿌듯'

2011년 7월 22일. 도내 지역 벼 재배농가들에겐 역사적인 날이다. 이날 정읍시 정우면 우산리에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정선시설이 마침내 들어섰다. 명실 공히 전북지역 벼 재배농가에 고품질 우량종자를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공장이 완공되기까지 엄청난 공을 들인 김 지원장은 "최첨단 정선시설이 가동되면서 전북지역 쌀 생산성을 높이고 지역 쌀 브랜드 명성을 한 층 끌어 올릴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계약 재배한 종자벼를 수매한 후 첨단 장비를 통해 우량종자를 가려내 보다 알찬 종자벼를 생산할 수 있는 첫 발을 디딘 셈이다.

'33년 크렘린 궁' 허물고 주민 곁으로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이 익산 황등면에 둥지를 튼 것은 1977년 6월. 익산시내에서 함열읍 가는 국도 변 오른쪽에 거대하게 자리하며 무려 33년간 우리 곁에 있었다. 하지만 종자를 수매하는 농민 몇몇을 빼놓고 익산 시민들은 대부분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전혀 몰랐다. 주위 농민들조차 무슨 기관인지 전혀 모를 정도였다. 그저 조용하고, 말썽 없고, 말 안 나오는 좋은 곳으로만 인식됐던 게 사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180도 확 달라졌다. 지역민들은 스스럼없이 직원들과 어울리고 사무실에 들러 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곤 한다. 33년간 굳게 닫혔던 '크렘린 궁'이 활짝 열린 것이다.

여기엔 김 지원장의 역할이 컸다. 김 지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지역민을 초청해 시설 견학을 시켜주고 설명회를 가졌다. 주민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급적 점심·저녁 식사도 주변 식당을 이용하며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했다.

김 지원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언론인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지역방송에도 출연했다. 전북도청 출입기자들을 통해 다양한 홍보기사를 실었다.

이 같은 열정은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직원들도 눈빛이 달라졌다. 주인의식을 갖고 맡은 바 임무에 더욱 매진하는 기폭제가 됐다. 김 지원장의 홍보 마인드는 농림부 공보관실에 2년 간 근무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창수 기자

김재철 지원장은 누구?

농림부에서 잔뼈 굵은 '농업전문가'

마라톤 3시간 10분대 돌파 수준급…주말이면 텃밭도 가꿔

김재철 지원장은 영원한 농림수산식품부맨이다. 1984년 7급 공채로 농림부에 첫 발을 디딘 후 26년간 줄곧 농림부에 근무했다. 농림부에 청춘을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참 때 '농지임대차 관리법' 제정을 맡아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결혼하고도 밤샘이 잦아 꿀맛 같은 신혼 시절을 아쉽게 놓치기도 했다고.

농림부 식량국 근무 당시 대북 쌀 지원으로 인한 쌀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1년 사이 1천만 석을 공매해 쌀값을 잡은 일화는 농림부 전설로 남아있다.

정읍과 익산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인 '단풍미인' '탑마루' 등 지자체 브랜드 개발 아이디어도 김 지원장 작품이다.

대구가 고향인 김 지원장은 계성고와 경북대 농대를 졸업했다. 취미는 마라톤과 텃밭 가꾸기. 마라톤은 20회 이상 풀코스를 완주한 철인이다. 최고기록은 3시간 17분. 60세까지 현역으로 뛸 요량이다. 성남시 분당 '검푸 마라톤 클럽' 소속. 2005년부터 활동한 동호회는 회원만 150여명에 이른다.

오전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동호회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텃밭에 나가 채소를 가꾼다. 지방 근무하는 탓에 손이 덜 가는 감자와 고구마를 주로 심어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

모처럼 집에 와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항상 미안한 김 지원장은 부인 박현희 씨(52)와 함께 성당에 나가 주일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큰 위안을 삼는다. 번듯하게 잘 자라준 주연(26·회사원)·수진(20·대학생)이를 데리고 수지에 사는 어머니에게 문안 인사를 가는 것도 큰 즐거움 중에 하나다. /우창수 기자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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