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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수 익산시장
집으로 가는 운전 길, 나는 가끔 빨간 불의 유혹을 봅니다. 좌회전 신호가 걸리는 삼거리 골목에서 빨간 불이 켜지면 양쪽 차선 차들은 마치 나에게 양보라도 하는 양 얌전히 서 있곤 합니다. 지금 좌회전을 해도 늦지 않을 거 같은 마음이 솔직히 가끔 들기도 합니다. 며칠 전 삼거리에서 한 차량이 빨간 불의 유혹에 빠진 것을 목격했습니다. 신호위반이 빈번한 곳이라 의례히 무사통과할 것이었는데 그날따라 마음이 통했는지 동시에 세 곳에서 차량이 진입한 것이지요. 사고는 면했지만 빨간 신호등 아래 교차로는 한동안 난처한 상황에 쳐했습니다. 교통질서에도 정(?)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도심상권이 집중되지 않고 차량이 적었던 때는 ‘바쁜가 보네’하며 비껴줄 수 있었고 볼일이 있어 길가에 잠시 주차를 해놓아도 크게 미안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시 차량만 2월말 현재 11만9천806대. 익산시 인구 31만을 감안하면 시민 세 명당 차량 한대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바빠 먼저 가려는 사이 도로에는 사고가 발생하고, ‘잠깐’ 세워 둔 차량 때문에 4차선 도로는 2차선으로 변해버려 운행차량들이 긴 행렬 속에서 신호를 몇 번씩이나 받아가며 움직여야 합니다. ‘괜찮겠지’ 하는 ‘나’ 하나로 인해 교차로가 마비되고,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나비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먼 신호등 대신 가깝게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시는 지금 곳곳에 개발 공사가 한창입니다. 산업단지와 도로공사, 곳곳에 하수관거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4천581세대에 달하는 신규 아파트 6곳이 동시에 건설 중입니다. 이렇듯 차량만 많아진 게 아니라 도시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성장의 과도기에 놓여있습니다. 이 같은 급격한 변화가 혼돈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뿌리가 바로 기초질서입니다. 신호 준수, 무당횡단이나 도로 주정차 안하기, 휴지 버리지 않기 등을 몸에 익혀 습관화 한다면 ‘기초질서의 나비효과’로 우리 도시가 마치 리모델링을 한 듯 질서 정연하게 바뀌지 않을까요. 동북아식품수도, ‘전북방문의 해’에 떠오르는 역사문화도시, KTX 새만금출발역, 여성친화도시 등 익산 앞에 붙는 수식어가 점차 많아지고 그 역할이 전국적이며 국제적인 때입니다. ‘나’하나 뿐이라도 질서를 지키겠다는 시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름에 걸맞은 품격 있는 나‘뿐’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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