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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시간이 멈춘 듯 100년 전 모습 풍광을 그대로를 간직한 술집이 있다.
용안면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곳. 바로 ‘용안집(☎861-8997)’이다. 북익산농협 용안지점 옆 골목 모퉁이에 있는 이곳은 간판도 없고 가게 같지도 않은 집이다.
“막걸리 1병에 2천원을 받는데 이것도 비싸다고 해요. 시중에는 3천 원씩 받는데.”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주인 이영순 씨(64)는 손님 빈 잔을 채워주며 안주를 새로 내온다.
예전 말술로 팔 때 사용하던 항아리.
하기야 이 씨가 술집을 인수받기 전에는 40여년을 전 주인 김순애 씨가 잔술로 500원 씩을 받았으니 주민들이야 비싸다고 생각할 수밖에.
당시에는 말술로 가져와 가게 안 항아리에다 붓고 팔았으나 지금은 병술이 들어와 가격을 올렸다. 그래도 모두가 시골 이웃사촌들이라 높게 올리지도 않았다.
안주 값은 따로 없다. 그날그날 주인이 내오는 게 안주. 콩나물국, 김치, 깍두기, 멸치 등 서너 가지가 고작이지만 한잔 술에 시름도 달래고 정겨움을 나누니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다.
술값도 손님들이 알아서 계산해 술상에 놓고 간다. 모두가 이웃들이라 서로 믿는 게다. 바로 이것이 시골인심이다.
비좁은 가게 안은 보기 드문 모습이다. 옛날 대중목욕탕 바닥에 깔린 타일이 다닥다닥 붙은 시멘트 구조물이 술상이다. 형상도 요상하다. ‘ㄴ’자형 구조. 의자도 몇 개 없어 대부분 서서 먹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막걸리 바’다.
사시사철 이곳은 마을주민 예닐곱 명이 모여 술잔을 기울인다.
“막걸리 한잔에 지친 몸이 확 풀어지니 안 올 수가 있나요. 매일 만나는 동무들이지만 다시 봐도 좋고 술 한 잔에 옛 이야기도 나누니 이것이 행복이죠.”
‘목로주점.’ 주민들이 이곳을 칭하는 또 하나 이름이다.
용안집과 함께 지어진 양조장
‘용안집’은 예전 양조장 옆에 붙어 있던 선술집이다. 지금은 양조장이 문을 닫았지만 웅장한 규모의 모양새는 화려했던 옛 영화를 느끼게 해준다. 성동마을 임윤희 이장(57)은 “용안집은 양조장과 함께 지어졌다. 일제 때 생겼으니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말한다.
양조장이 운영 중일 때는 ‘소르지’라 불렀단다. 어릴 적 아버지가 심부름 시키면 찌그러진 주전자를 들고 막걸리를 받아오다 홀짝 홀짝 마시면서 걸어오던 기억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된 소년들. 100여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모습은 그대로이기에 용안면 주민들은 옛 향수와 추억을 찾아 용안집을 들른다.
/우창수 기자
용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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